작가들 생각 작품에 `고스란히'
작가들 생각 작품에 `고스란히'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0.01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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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현대회화의 모험' 전시
스페이스몸미술관 `김지원·김태헌작가 유랑'전
청주시립미술관 `프랑스 현대 추상전' 4일 오픈
(위부터)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이추영 학예연구관, 김태헌 작가, 추상미술 프랑스 엘로디 부트리 작품.
(위부터)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이추영 학예연구관, 김태헌 작가, 추상미술 프랑스 엘로디 부트리 작품.

 

풍성한 가을 들녘만큼이나 다양한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청주에서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젊은 작가 17명의 초대전을, 청주시립미술관은 프랑스 현대 추상전을,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유랑을 주제로 두 작가의 시선을 선보인다.

# `현대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5층 기획전시실에서 17명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현대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창의적인 시선으로 해석하고,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자신들만의 `회화'세계를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17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참여작가는 권순영·박경진·서고운·안두진·안지산·양유연·왕선정·우정수·이샛별·이소연·이우성·이호인·장종완·전현선·조문기·최병진·최수진 등이며 작가 나이가 모두 30~40대다. 전시 부제처럼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작업세계를 구축해가는 작가의 세계를 조명하기 위함이다.

전시된 작품에선 들끓는 열정도 엿볼 수 있다. 붉은 파도의 격랑 속에 놓은 돛단배(우정수 `프로타고니스트 로즈핑크 3'2018), 가족이란 이름의 가면 뒤에 숨겨있는 폭력성을 담은 화폭(조문기 `상주와 함께'2014), 얼굴에 녹색식물과 철제 가면을 씌운 초상화(이샛별의 `스키너2'(2018), 최병진의 `006'(2015) 등 현대인의 고독과 현실이 올곧이 담겨 있다.

이추영 학예연구관은 “전시명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일본작가 와카타케 치사코의 동명소설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에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은 부끄럽다는 절절한 독백이 전시와 일맥상통한다”며 “묵묵히 자신만의 세상으로 향하는 작가들의 행보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관은 이번 기획전시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전시 및 작품해설 정기 설명, 전시 기획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만남', 전시 참여작가들이 직접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는 2020년 3월 29일까지다.



# 김지원·김태헌 작가의 `유랑'전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은 기획초대전으로 김지원·김태헌 작가의 `유랑'전을 11월 1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인간에 대한 탐구'란 주제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여행과 같은 태도로 살펴보는 김지원, 김태헌 두 작가의 시선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김지원 작가는 `유랑-꽃집'을 주제로 죽음에 문제를 보여준다. 그는 맨드라미꽃과 비행기, 상여와 같은 물질을 대상으로 작가의 내적 성찰과 회화의 본질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혼성을 시도하는 요여(腰輿)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힘을 보여준다. 꽃의 시간을 다 보내고 죽음에 이른 맨드라미, 신주와 혼백을 이동시켰던 작은 가마 등은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색채로 작업해 죽음을 다룬다. 평평한 캔버스 위가 아닌 가마에 그려진 맨드라미는 마른 실재의 꽃과 더해져 생애의 시간을 드러낸다.

김 작가는 “검게 칠해진 손잡이 위에 안착한 가마는 캔버스에 그리는 것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그것은 꽃상여를 연상시키는 꽃집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태헌 작가는 `유랑-붕붕'이란 주제로 여행자의 시선을 화폭에 담았다. 회화와 드로잉,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매일 일기를 쓰듯 그림과 글에 일상의 단상을 담는다는 김 작가는 `붕붕'이란 부제를 통해 유랑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느낀 여행의 유니크함은 구름과 같은 형상과 오리 인형, 도날드덕 캐릭터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김 작가는 “유랑(流浪)은 모두 삼수변을 달고' 있으며 `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야 썩지 않는 것처럼 생각, 작업, 인생도 일정한 중심 없이' `떠돌다 관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목적없이 여행하며 그곳의 느낌과 정서를 담고자 했다”고 들려줬다. 구름과 같은 형상과 오리 인형, 도날드덕 캐릭터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 농담을 던지듯 다가온다.

미술관 측은 “유랑 展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와 고찰을 제안하는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며 “전시 기간 중 미술관 체험행사로 내 영혼의 상자와 동그라미여행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 프랑스 현대 추상 - 추상여운Sillage'전

청주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이 2019 국제전으로 `프랑스 현대 추상 - 추상여운Sillage'전이 4일 오픈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 15명을 초대해 추상미술 작품 200여점을 내년 1월까지 선보인다.

참여작가들은 회화, 설치, 드로잉, 벽화 등 다양한 형식의 최근 작품을 전시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장르이지만 작가들의 농익은 특유의 색채와 형상들을 녹여낸 추상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작은 베르나르 쥬베르(Bernard Joubert)의 색 테이프 설치작품과 장 마르크 토멘(Jean Marc Thommen)의 벽화작품, 엘로디 부트리(Elodie Boutry)의 공간 지향적인 입체 작품, 마엘 뤼브시에르(Maelle Labussiere), 아니폴 토렐(Annie Paule Thorel), 필립 콩빠뇽(Philippe Compagnon)의 색면 회화, 파스칼 쁘제(Pascal Pesez)의 강한 붓질로 제작한 추상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명작들이다.

크리스토프 퀴쟁(Christophe Cuzin) 작가는 전시 공간 일부의 색채 연출을 맡아 참여 작가들과 협업하며 현장 설치하는 등 공공미술로서의 추상미술의 개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윤희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는 21세기에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추상 현상을 주목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미술의 근본을 고민해 온 15명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추상회화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과 장소를 조우하고 해석하는 것을 작품의 과정으로 삼아 관람객들에게 추상의 의미를 새롭게 전달하려 것이 특징이다”며 “스펙터클한 이미지들과 현란한 담론으로 무장되어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현대미술 속에서도, 긴 시간 동안 켜켜이 쌓아온 중견작가들의 담담한 시공간의 미학을 보여주는 귀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상봉 미술관장은 “난해한 암호 풀이와도 같은 추상 이미지를 일상과 공공의 영역으로 풀어내 쉽고 친밀한 이미지로 제안하는 전시로 기획됐다. 프랑스 중견작가들의 걸출하고 대담하게 표현한 추상작품들을 감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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