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철저한 방역이 살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철저한 방역이 살길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9.30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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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축제의 계절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일명‘혹멧돼지콜레라(warthog fever)’라고 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후 연천과 김포, 파주, 강화로 확산하고 있는 돼지열병은 29일 충남 홍성군에서도 돼지열병이 접수돼 충청권 일대 자치단체도 긴장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충북에도 코앞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몇 년 전 충북을 휩쓴 구제역 사태가 상기되고, 이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도 소환되면서 재발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들이다.
자치단체에서는 자체 방역을 강화하고, 지역축제·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실제 농축산물을 주제로 지역축제를 여는 도내 지자체는 돼지열병 감염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진천군은 10월 4일 개최키로 예정됐던 ‘생거진천 문화축제’를 취소했다. 도내에서 양돈 농가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보니 돼지열병의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충주시 역시 중앙탑 중원체육공원에서 열 예정이던 ‘충북도 축산인대회’를 일찌감치 취소했으며, 인삼과 삼겹살을 테마로 매년 축제를 개최하는 증평군도 대규모 삼겹살 굽기 행사는 취소하고 ‘증평인삼골 축제는 축소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10월 축제가 몰려 있는 청주시는 행사별로 대응방안을 준비하다는 소식이다. 현재 청원생명축제장에는 발판 소독조를 설치했고, 축산물 판매장에 한돈 농가의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감염 예방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또 오는 8일 개막해 40일간 열릴 예정인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청주문화재 야행 등이  개최를 앞두고 있어 방역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불청객처럼 찾아온 돼지열병은 감염 때 치사율 100%라는 점과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해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발생 등으로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돼지열병은 감염항목에 추가된 것이다.
1910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돼지열병은 유럽을 거쳐 올해는 아시아 일대까지 감염되며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호흡 곤란을 거쳐 일주일 안에 대개 사망한다는 보고다. 돼지에게만 전염된다지만 전염병이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현실에서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베트남에서는 돼지 150만 마리가 돼지열병에 감염돼 사살되었다는 소식이고, 중국 역시 돼지열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돼지열병 감염에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아시아권으로 사태가 확산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지만, 한국 땅의 100배가 넘는 중국 전역이 돼지열병에 감염되는데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돼지열병 발생이 불과 보름도 안된 한국이지만 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불안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 경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을 거쳐 북한 쪽에서 감염균이 넘어왔는지, 사체를 먹은 조류에 의한 감염인지, 사람에 의한 감염인지 조차 확인이 되지 않으면서 답답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 돼지열병이 사람의 건강을 해칠 위협요소는 없다지만 정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루트를 찾아내 빠른 방역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제2의 구제역사태를 방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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