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이 우선
규제 개혁이 우선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9.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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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29일 국내 9대 수출 주력 산업 협회 정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중일 산업별 시장 점유율 전망’이란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9대 수출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8개 산업의 5년 후(2024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국가는 중국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 3국 간 대표 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개수는 일본이 6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 2개, 중국 1개였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 7개, 한국 1개, 일본 1개(자동차)로 나타났다. 2024년 말에는 중국이 8개로 늘고 한국은 1개에 그치며 일본은 1위 품목이 없을 것으로 응답자들은 밝혔다.
9개 산업의 기술경쟁력에서도 5년 후엔 중국에 크게 따라 잡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을 100으로 가정하고 3국의 9대 주력업종 기술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2000년에는 일본 113.8, 중국 59.6으로 나타나 한국은 중국에 비해 기술력이 상당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현재는 일본 102.8, 중국 79.8로 3국 간 기술력 격차가 줄었고, 5년 후에는 중국 89.1로 따라붙으며 한국을 위협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시점에서 한중일 3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환경을 조사한 결과 한국을 100으로 가정할 때 중국은 100.1로 비슷했지만, 일본은 110.5로 우위를 나타냈다. R&D 환경을 분야별로 보면 일본은 기초과학경쟁력(127.3)이 상당히 높았으며 산학연 협력수준(107.3)과 인력수준(106.8)에서도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주목할 것은 중국의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R&D 환경 비교 결과 한국 기업들의 정부 지원 수준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중국은 무려 133.9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보다 훨씬 더 나은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9개 주력 산업 업종 응답자들은 한국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규제 개혁’을 1순위로 꼽았다. 한국 기업들로선 정부의 지원은커녕 되레 정부가 규제를 철폐하지 않아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 응한 각 산업 협회 정책 담당자들이 정부를 향해 ‘규제 철폐’를 제일성으로 내지른 이유다.
실제 규제 개혁을 주도해야 할 정부 경제 관련 부처는 이미 신뢰를 잃고 있다. 한경연이 최근 국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9년 규제 개혁 체감도는 지난해의 97.2에 비해 3.1p 하락한 94.1로 조사됐다. 새 정부에 대한 규제 개혁 기대감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향후 정부의 규제 개혁 성과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기업의 30.6%가 정부의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기대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기업은 절반 수준인 15.6에 불과했다.
한국을 떠나 국외로 공장을 통째로 이전하고, 창업을 아예 외국에서 하는 스타트업들. 규제 개혁의 성과 없이는 막을 수 없는 재앙 같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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