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인정의 욕구
자신감과 인정의 욕구
  • 오정민 가경동 행복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19.09.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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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오정민 가경동 행복복지센터 주무관
오정민 가경동 행복복지센터 주무관

 

새내기 직장인들은 실수하지 않고 항상 밝은 목소리와 에너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새로운 타인들과의 관계 형성,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업무 용어들, 처음 입사했을 때와는 다른 현실에 점차 나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게 되고, 이 회사에서 과연 나는 필요가 있는 존재일까? 괴리감에 빠지게 된다.
처음 공직생활에 발을 디딘 나 또한 이 괴리감을 겪었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자신감이 부족해 항상 책임감 있는 업무는 혼자 하기보다는 타인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생각한 의견도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아 주위 사람들에게도 항상 물어보고 행동에 옮겼다.
하지만 공직생활을 하면서 업무분장에 나와 있는 업무는 내가 책임자이다. 아무도 이 업무를 대신해주지도 책임을 져주지도 못한다. 또한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민원인이 혜택을 받거나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이 책임감이 너무 무서웠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듯이 나에 대한 자신이 부족한 대학생에서 하루아침에 수천 명의 민원인을 책임져야 하는 담당자가 됐다는 것은 나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화민원을 응대하는 것이 무서워 어떤 날은 출근하는 것이 전날부터 두렵기도 했다.
이러한 자신감이 없는 태도로 민원인을 대했을 때 담당자가 얼버무리는 태도로 안내를 해주면 그 모습을 보는 민원인은 어떠할까. 담당자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나였어도 나의 혜택을 그 담당자에게 맡기기 어려울 것 같다. 서로가 신뢰를 주고받는 관계가 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공직자로서의 모습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민원인들에게 적절한 혜택을 주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나는 믿음을 주는 사람보다는 ‘이 담당자를 믿어도 되나?’싶은 의심을 주는 사람이 돼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어 먼저 외적 변화를 시도했다. 작고 떨림 있는 목소리에서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 주눅 들어있는 표정에서 웃으며 생기 있는 얼굴. 모르는 상황이 왔을 때 당황한 기색보다는 선배 공무원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지침을 보는 침착함을 갖추려 했다. 그리고 내적으로도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면서 위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은 노력으로 나의 얼굴에서 차츰 미소와 여유가 돌기 시작하고 서툴렀던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서도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업무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니 무겁게 느껴졌던 책임감 또한 점차 익숙해지고 가벼워졌다.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해 자신을 비관하지 말자. 한 단계씩 노력해 나가면 된다. 작은 노력들이 하나의 덩어리가 됐을 때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스스로도 변화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높아진 자신감을 가진 나 자신이 본인 앞에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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