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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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4.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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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홍 수 기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올해도 충청북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충청북도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청주시민회관에서 장애극복과 유공자 시상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그 비용은 35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마다 하루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그것보다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은 없는 것인지,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한 번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장애인의 날은 기념해야하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있어서는 안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개인 스스로의 극복을 전사회적으로 호들갑을 떨어대며 모든 장애인이 그렇게 해야된다는 극복 이데올로기를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퍼뜨리고 있다.

물론 장애인의 날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과 더불어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에 대해서 칭찬하고 더 나아가 노력에 대한 시상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충청북도 정문 앞에는 충청북도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정우택 충북도지사와의 면담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05년 충청북도는 충북도내 전체버스(약 700여대)중 50%를 저상버스로 교체하겠다는 약속을 도민과 체결하였다. 하지만 그 약속은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4·20장애인차별철폐충북공동투쟁단의 회원들은 지난 17일부터 도청 정문 앞에서 노숙을 하며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충청북도의 약속을 직접 받아낸 중증장애인과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이다.

또한 이들의 면담 요구는 이미 약속되었던 것이었다. 충분한 실무자협의를 통해 도출된 결론을 가지고 도지사 면담을 진행하자는 약속이 있었고, 그러한 결과로 면담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충청북도는 일방적으로 면담을 거부하였다. 뿐만 아니라 직접 면담을 요청하겠다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도청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충북공동투쟁단의 회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 문제를 비롯해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의 도입, 장애인 편의 시설의 확충, 그리고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생존권 보장을 위한 활동보조인서비스의 올바른 제공이라는 인간이면 당연히 보장되어야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인간이면 누려야할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가 충청북도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외면당하고 있다. 외면을 넘어 대화조차 충청북도는 거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충북도청 정문에서 면담을 하자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요구는 이미 2년 전 충청북도 합의한 약속이다. 이미 진행되었어야 하고, 이제는 사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야할 시점에 과거의 약속을 지키라는 외침이 충청북도청 정문 앞에서는 울려퍼지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현실에서 장애인의 날 행사 하루를 통해 모든 것을 무마하려는 충청북도의 무책임함과 무지는 끊임없는 문제를 창출해 낼 뿐이며, 하루 빨리 장애인권 보장을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던 당사자와의 적극적인 대화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에 날을 맞아 우리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은 과거 우리 모두의 약속에 대해 되돌아 보고, 현재를 짚어 봄으로써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기가 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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