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정부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차단 방역에 힘썼으나 결국 막지 못했다. 정부는 서둘러 발병 농장 돼지를 전부 살처분하고 전국에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던 ASF는 2016년부터 유럽을 경유해 세계 각국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에서 발생한 뒤 베트남, 몽골 등을 휩쓸었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한 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백신이나 치료약도 개발되자 않았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안 걸리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이 병은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 섭취,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8월 30일~9월 12일 기준으로 ASF가 유행(outbreak) 중인 국가 혹은 지역은 모두 19곳이다.
유럽에선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몰도바,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등 10곳에서 ASF가 유행하고 있다. 아시아권 유행 지역은 중국, 홍콩, 북한,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등 7개국이다.
특히 올해 5월 북한에서 발생하면서 우리 정부를 긴장시켰다. 이번에 발병한 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파주와 연천 등 북한 접경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 유입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경기도 파주에서 지난 20일 또다시 접수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음성판정났지만, 여전히 국내 유입 경로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장주들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이 병이 확산하면 국내 양돈 농가에 큰 타격을 준다. 전국에서 사육되는 돼지 1200만 마리가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축산 농가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이 클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 병 발생 후 돼지고기 공급량이 급감해 가격이 폭등했고, 일부 지역에선 한 번에 살 수 있는 돼지고기의 양을 제한하는 조처까지 취했다.
베트남도 이달 초까지 돼지 사육 두수의 18.5%에 달하는 470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필리핀에선 마닐라 인근 마을에서 ASF 발병 사례가 확인돼 7400여마리가 살처분되고 주변 지역과 격리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파주와 연천에서 발병 소식이 들리자 돼지고기 값이 들썩였다. 발병 첫날 도매시장 경매가가 32.9%나 급등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방역이 중요하다. 정부의 대응 조치를 반드시 지켜야 막아낼 수 있다.
농장주는 가급적 남은 음식물을 먹이지 않는 게 좋지만 만약 먹일 경우 80℃ 이상에서 30분 이상 열처리한 후 주어야 한다. 축사 내외 소독과 출입차량 통제, 야생 멧돼지와 접촉 금지 등을 철저히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일반인도 해외에서 불법 축산가공품을 가져오지 말아야 하고 축산농가 방문 자제, 야회활동 시 음식물 버리기 등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