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자리에서 청렴
지금 이 자리에서 청렴
  • 윤진영 청주시 도로시설과 주무관
  • 승인 2019.09.22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윤진영 청주시 도로시설과 주무관
윤진영 청주시 도로시설과 주무관

 

고대 이스라엘 시대의 한 인물을 소개하고 싶다. 이스라엘이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뉘어 바벨론의 포로가 된 역사적 배경 속 사람, 느헤미야이다. 바벨론의 포로였던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왕의 신임을 얻고 고위 관리가 됐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이 황폐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결국 이스라엘을 복구하기로 작정하고 왕의 허락을 받아 포로였던 유다 백성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했다. 유다 지역의 총독으로서 느헤미야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역사적인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총독이 하는 업무는 피지배국을 통치하고 세금을 걷어 황제에게 바치는 일이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백성들의 양식을 빼앗지 않았다. 총독으로서 마땅히 받을 급여도 받지 않고 성벽 공사에 들어가는 경비 일체를 스스로 부담했다.

느헤미야는 정직하고 신실하고 겸손했다. 총독이라고 군림하지 않고 백성들의 아픔을 알아줬다. 백성들의 부역으로 성벽을 쌓기에 백성들을 아꼈으며, 더욱이 부하들 녹도 그가 줬다. 성벽 쌓는 일을 같이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되 이자를 받지 않았고, 땅을 싼값에 사서 부를 축적하지 않았다. 그는 예루살렘에 돈을 벌려고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성벽을 쌓기 위해 예루살렘에 왔다는 목표가 분명했고 성벽 쌓는 공사에 힘을 다했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일하는 목표가 분명한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명이 있는가. 단지 돈과 명예를 위해서만 이 자리에 있지는 않기에 나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일은 버려야 한다. 내가 따르고자 하는 분명한 가치, 신념, 이루고자 하는 선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믿는다. 그 선을 이루기 위해 전념한다면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나의 선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성벽을 재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주변 족속들의 수많은 방해와 위협도 있었고 침략도 있었다. 그들은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한 손에는 벽돌의 재료인 진흙을 한 손에는 병기를 놓지 않았다. 백성들을 격려하고 다독이면서 성벽은 하나하나 쌓여졌으리라.

지금 하는 일이 고되고 힘든가. 그럼에도 맡은 일이라면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 그 어려움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겨낼 용기와 힘이 생기지 않겠는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듯이. 옆 사람의 마음과 형편을 살펴보자. 누군가를 헤아리는 마음은 참 따뜻하다. 나 혼자서 1등을 하겠는가.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공동 4등을 하는 것이 의미 있지 않은가. 네가 사라져야 내가 산다는 마음, 너를 쓰러뜨려야 내가 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점점 믿지 못하는 시대 속에 아직은 더불어 사는 살맛 나는 세상이라고 희망을 싹 틔울 수 있지 않을까.

성실과 인내로 정직과 겸손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잘 감당해나가자. 일터에서 가정에서 어디서든 내가 있는 곳에서 나만 말고 옆에 있는 사람도 둘러보며 살아가자. 청주시가 함께 웃는 그날이 오기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