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업 후진학 정책 뜨거운 실효성 논란
선취업 후진학 정책 뜨거운 실효성 논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9.16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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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 미달 속출
유원대 30명 모집에 지원자 `0' - 서원대·교통대 미달
충북대 경쟁률 1.23대 1 기록 … 도내 유일 정원 채워
中企 근로자 퇴근 후 학업·기업 등록금 지원 등 난망
산업체 경력 요구 없는 특성화고 출신자 전형은 인기
첨부용.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세종-서울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주재로 열리고 있다. 2019.08.30. /뉴시스
첨부용.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세종-서울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주재로 열리고 있다. 2019.08.30. /뉴시스

 

정부가 국정과제로 2022년까지 선취업 후진학 정책 등을 통해 취업률 6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학 입시에서 특성화 고졸 재직자 전형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미달이 속출하면서 정책 실효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은 산업체 근무 경력이 3년 이상 있어야 지원할 수 있지만 지원자 부족으로 대학들은 정원을 채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

유원대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특성화고교 등 졸업재직자전형으로 30명(스마트IT학과, 반도체디스플레이어학과, 뷰티케어학과 각 10명)을 뽑을 예정이었지만 원서 마감 결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서원대도 정원외로 특성화고졸 재직자 89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지원자는 29명에 그쳤다. 수시 모집으로 시행한 12개 전형 가운데 유일하게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만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한국교통대 역시 수시모집에서 정원 외로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으로 20명을 뽑을 예정이었지만 지원자는 14명에 불과했다.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을 시행하는 도내 대학 중 충북대만 유일하게 정원을 채웠다. 이 대학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은 40명 모집에 49명이 지원(경쟁률 1.23대 1)해 미달을 면했다. 충북대는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의 정원을 채우기가 어려워지면서 2017학년도 120명을 선발하던 정원을 2018학년도부터 40명으로 줄였다.

충북도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 모씨는 “정부에서 선취업 후진학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고 싶어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대학 진학을 꿈꾼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퇴근 후 학업을 할 수 있도록 야간대학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근무시간에 공부할 수도 없고 등록금을 기업에서 지원하기도 어렵고 정부의 정책은 그저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체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 특성화고 출신자 전형은 재직자 전형과 달리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충북대의 경우 특성화고출신자전형은 30명 모집에 318명 지원해 10.60대 1을, 서원대는 7명 모집에 153명이 지원해 21.86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중원대는 14명 모집에 90명이 몰려 6.43대 1을, 세명대는 15명 모집에 178명이 몰려 11.87대 1, 한국교통대는 28명 모집에 260명이 몰려 9.29대 1을 나타냈다. 극동대는 12명 모집에 105명이 지원해 8.75대 1, 건국대글로컬캠퍼스는 22명 모집에 238명이 몰려 10.82대 1을 기록했다.

취업은 기피하고 대학 진학은 선호하면서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은 매년 하락한 반면 진학률은 높아졌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충북도내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및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7년 43.6%였지만 지난해에는 32.8%, 올해는 28.2%로 하락했다. 충북상업고의 경우 2019년 취업률은 7.69%인 반면 대학진학률은 76.79%였다. 3년 전인 2016년엔 취업률(47.45%)이 진학률(47.08%)보다 높았지만 역전됐다. 청주농업고는 2019년 취업률은 5.56%였지만 대학진학률은 55.15%로 10배 차이가 났다.

도내 특성화고 관계자는 “기술자를 우대한다고 해도 대학졸업자를 우대하고 승진과 연봉에서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학 진학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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