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안심전환대출 총액을 늘려라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총액을 늘려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9.16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주택금융공사가 16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했다. 1% 대의 저금리로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출시되기 전부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를 반영하듯 출시 첫날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신청 폭주에 시달렸다는 소식이다. 특히 홈페이지로 신청 시 0.1% 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볼 수 있어 만여 명이 넘는 대기자들이 신청 대기 중에 있었다고 한다.

주요 국내 포털의 실시간 이슈에서도 안심전환대출이 상위권에 머물며 국민적 관심사임을 드러냈다. 대출받는 일이 별스러운 일도 아닐 텐데, 전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을 보면 주택마련이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내 집을 마련하려면 대출이 필수가 돼버린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대출금리는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대임을 고려한다면 이번 1% 대의 주택대출 상품은 파격적이다. 더구나 연 1.85%에서 2.2%의 고정금리에 10~30년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이 조건이다. 대출금 이자도 줄고 원리금 상환의 부담도 줄일 수 있으니 신청자가 급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확연해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은 61.1%다. 10세대 중 6세대는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대수로 계산한 이 수치를 1인 가구로 계산했을 땐 자가보유율도 떨어진다. 청년층이나 노인층은 세대분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전·월세 가구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자가보유율은 54.2%에 그치고 있다. 평생 벌어도 수도권에 번듯한 아파트 한 채 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으니 내 집 마련은 꿈이다. 좁은 국토에서 많은 인구가 사는 현실을 참작해도, 수도권 인구 절반 이상이 몇억에서 몇십 억 하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채 남집살이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선 신혼부부의 절반이 결혼 후 5년 내에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신혼부부 가구의 비율은 82.7%로 전년보다 4.4% 증가해 녹록지 않은 주택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 초년생인 청년가구는 더 열악하다. 청년 가구의 주택은 75.9%가 임차 형태로 조사됐다. 최저 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청년가구 및 지하·반지하 ·옥탑에 사는 청년가구의 비율도 9.4%로 나타나 주거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눈여겨 볼만한 항목은 주거지원책이다. 신혼부부 가구는 가장 시급한 주거지원책으로 46.2%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을, 23.8%가 전세자금 대출지원을 꼽았다. 청년 가구의 지원 요구로는 32.2%가 전세자금 대출지원을 꼽았고 16.4%가 월세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택 마련이 부담스러워 결혼 못한다는 청년들의 탄식도 크게 공감 가는 부분이다. 안심전환대출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주택금융공사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총액을 20조 원으로 정하고 신청금액이 넘으면 집값이 낮은 순서로 전환 대상자를 선정하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신청 총액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지 않을까 싶다. 서민들의 주택시장을 고려할 때 20조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서민들에게 모처럼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정부는 신청 총액을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