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추석 민심 “정치, 얘기도 하지마”
충북 추석 민심 “정치, 얘기도 하지마”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9.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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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화두 불구 정치 혐오감만 가중
부모·형제자매들 청년실업·가계지출 증가 등 한숨만
내년 총선 인물 평가·판세 분석 등은 안줏거리 되기도
첨부용.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19.09.10. /뉴시스
첨부용.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19.09.10. /뉴시스

 

충북지역 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단연 민생이었다. 추석 민심을 가를 중요한 이슈로 꼽혔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화두로 떠오르긴 했지만, 찬반 어느 한 쪽도 대세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정치혐오감만 가중시킨 불쏘시개가 된 것처럼 보였다.

올해 추석은 나흘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연휴 탓에 모든 만남과 교류도 짧고, 아쉽기만 했다.

이런 와중에도 추석 밥상머리에서는 삶의 터전을 따라 흩어졌다가 오랜만에 만난 부모와 형제자매들의 얘기꽃이 폈다.

그 중심에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이 자리 잡았다.

청주 토박이 임모씨(48·자영업)는 “명절 동안 어려운 경기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고, 청년실업문제로 고통받는 집안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그런데도 가계지출은 점점 늘어나 고민이라는 얘기가 공통적이었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만남에서 `정치이야기는 금기'라는 얘기도 전했다.

그는 “길어야 하루에서 하루 반나절 만나는 시간 동안 서로 안부를 묻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뉴스를 보면 고장 난 레코드 틀듯 정치권을 향한 추석민심이 사나웠다고 하는데 요즘 가족끼리 결론도 없고 항상 얼굴만 붉히게 되는 정치얘기 하는 집이 어디 있느냐”고 꼬집었다.

시댁이 있는 괴산에서 명절을 지낸 주부 황모씨(50·서울)는 “나이 여든 안팎의 양가 부모님들의 기력이 해가 갈수록 쇠하고, 대학을 졸업한 큰딸이 취업을 못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군대 제대를 앞둔 아들과 막둥이 중학생 딸의 교육비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친구끼리 만난 자리에선 정치얘기도 제법 오갔다.

이들 자리의 화두를 종합해 보면 대체로 그 중심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 있었지만, 서로의 주장만 펼 뿐 결론은 없었다. 만남의 끝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언성을 높이고 있는 생각이 다른 친구들 간의 다툼을 막기 위해 “오랜만에 만나서 무슨 정치 얘기야 우리 사는 얘기나 하자. 이 시간부로 그놈의 정치 얘기도 하지마”로 마무리됐다.

다만 내년 총선에 나설 인물들에 대한 평가나 판세분석은 술자리의 좋은 안줏거리가 되기도 했다.

직장인 정모씨(52·청주시 분평동)는 “연휴 첫날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이 청주지역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오랜 시간 나눴다”며 “그중에서도 고교 동문 중 누가 출마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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