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에스파냐 Ⅲ - 포르투갈
올라, 에스파냐 Ⅲ - 포르투갈
  •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19.09.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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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유럽 남서부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있는 이베리아반도.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가 사이좋게 이베리아반도에 살고 있는데 마치 같은 나라에서 행정구역만 달리한 듯 경계가 없고 단지 표시판만 있을 뿐이다.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버스로 약 5시간을 가니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도착했다.

이베리아반도의 남서쪽에 있는 포르투갈은 항구도시가 발달했다. 수도인 리스본은 대항해시대의 포문을 연 항구도시였으나 1755년 대지진으로 황폐해진 후 재건된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가장 적게 피해를 본 알파마지구의 전망대에 세 발 툭툭이를 타고 올라가 도시를 흐르는 테주강을 바라보며 포르투갈 여행의 첫 대면을 하였다. 첫인상이 좋다.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으로 유럽의 가장 서쪽 끝 지점이며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해안절벽 `까보다로까'로 이동했다. 여행객들은 세찬 바닷바람에도 머리카락과 치맛자락을 흩날리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동방의 해 뜨는 나라'에서 가 서방의 해지는 나라의 끝자락에 서보니, 마치 끝과 끝을 이은 듯 감회가 새로웠다. 어차피 우리는 `We are the world' 아니던가?

다음 날은 색색깔의 줄무늬 집들이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코스타노바'에 가서 사진을 찍고, 포르투갈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아베이루'에 도착했다. `아베이루'는 폭풍에 밀려온 모래가 만의 입구를 막아 바다와 분리된 석호가 만들어진 후, 석호와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곳이다. 이곳에서 채취한 수초와 소금을 나르기 위해 운하를 만들었다. 수초를 나르던 `몰리세이루'라는 작은 배는 지금은 여행객을 싣고 운하를 활보한다.

포르투갈은 길바닥에 다양한 문양의 보도블록을 만들어 놓았으며 `아줄레주'라는 푸른빛 그림의 타일을 대부분 건물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상벤투 기차역에는 2만 개가량의 아줄레주 타일로 포르투갈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묘사한 커다란 벽화가 역사의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데, `포르투 역사지구'에 포함되어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는 `포르투'이다. 도루강 어귀에 있는 항구 도시로 주황색 지붕의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도루강을 가로지르는 동루이스 다리는 에펠탑과 비슷한 아치형 철교로 다리의 하층은 보행자용과 자동차용 도로로 이용되고 있으며, 상층은 도시철도의 철로와 보행자용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도루강 가에는 포도주를 실어 날랐던 작은 목선들이 정박해 있고 붉은 노을이 강가에 번져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선사하였다.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하늘과 한여름인데도 선선한 날씨 또한 내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스페인의 오후 기온은 거의 35도 전후라서 너무 덥고 힘들었으나 포르투갈은 25도 내외로 선선한 가을 날씨였다. 포르투갈은 1580년~1640년간 60년 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나 현재 스페인과 포르투갈 양국은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센겐(Schengen) 조약 가입, 유로(Euro) 사용, 이베리아반도 전력산업 통합 추진 등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수출규제로 대일관계가 악화하는 요즘 이웃을 잘 만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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