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치매 발병률 서양인比 2.5배 높다
한국인 치매 발병률 서양인比 2.5배 높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9.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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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 유전적 원인 최초 규명
구강 면봉 검사만으로 발병 고위험군 선별 가능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치매 발병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는 사실과 이유가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최근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이 지난 8월 세계적인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메디슨’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매 유발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이(APOE) e4형 유전자에는 새로운 치매 유발 유전변이가 존재하며 이 유전변이가 있는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률이 2.5배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서양인에 비해 동아시아인이 알츠하이머 치매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학계에서 꾸준히 보고돼 오긴 했으나, 그 원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었다.

특히 연구 결과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치매 발병률은 OECD 평균보다 최소 1.3배 이상 높고 한국인 또는 일본인은 백인 미국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이 평균 2년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단은 “새롭게 밝혀진 치매 유발 유전변이는 동아시아인에게 높은 빈도로 존재하며 이로 인해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OECD 2017 건강보고서와 2015 세계 알츠하이머병 보고서에 따르면 80∼84세 치매 유병률은 일본 13.1%, 중국 14.6%, 한국은 19.7%로 동아시아인들이 OECD 평균(11.7%)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단은 한국인 1만8000여 명, 일본인 2000여 명, 미국인 2만2000여 명 등 모두 4만명 이상의 유전체 분석과 MRI 뇌영상 분석 등을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해 이같은 연구성과를 거뒀다.

이건호 치매국책연구단장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치매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면봉을 이용한 간단한 구강상피 검사만으로 분석이 가능해 지역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르면 다음달 안으로 광주시와 손잡고 지역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선별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정확도가 입증되면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새로 개발된 치매유전자 검사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으로 판별되면 MRI 검사와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 등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단은 내다봤다.

더욱이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시키는 효과가 있는 다수의 약물들이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이러한 약물의 조기투약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단은 이번 성과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을 이미 마쳤고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 특허 출원 중이 있다고 한다.

연구단 관계자는 “다만 치료제는 아직 임상 수준인데다 워낙 고가라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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