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습니다만 그래도 민족대명절 추석입니다
혼란스럽습니다만 그래도 민족대명절 추석입니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9.10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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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정치·새동력 못 찾는 경제·갈등 치닫는 사회
국내·외 정세도 격변 … 산적한 문제·각박한 현실에도
따뜻한 가족·친척 품으로 … 고향가는 길 마음만은 푸근

 

민족대명절 추석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가위이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마냥 즐겁게 맞이할 상황은 아닙니다. 민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치와 경제, 사회의 여러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해결해야 사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올 추석 밥상에 가장 먼저 오를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여의도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갈린 여론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도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가족들이야 설왕설래로 끝나겠지만, 정치권의 각 정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만을 등에 업고 진영논리나 이분법적 편 가르기로 어수선한 정국을 빚어낼 것이고, 격앙된 여의도는 `정치는 실종되고 정파만 있다.'라는 국민의 비난에도 그들만의 색깔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입니다.

뉴스도 팩트를 체크해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게 인터넷 강국 국민의 현실입니다. 조그마한 국토에서, 그것도 두 쪽으로 나뉜 국가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기승을 부리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까지 돌면서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으니, 실로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을 보는듯합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고, 남과 북이라는 분단의 이분법적인 이념구조가 낳은 한반도의 불행이 여전히 그렇게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민생의 바로미터라는 경제분야도 안갯속입니다. 개발이 성장을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개발 동력을 찾지 못하는 경제는 해결해야 할 일이 더 많이 주어졌습니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에 나서야 할 청년들의 실업문제와 초고령화가 현실이 된 노인문제는 미세 경제분야까지 영향을 미치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임을 경고합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경제성장 시대로 접어든 세계경제 여파로 한국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세계경제 속에서 한국경제가 어떻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대안을 찾을지도 과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남·북 관계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점화된 국가 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 미국과 중국 등의 등거리 외교 등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가 힘든 상황을 극복하려면 국민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할 때 개인의 삶도 풍요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 현대 산업사회로 넘어오며 명절의 의미는 퇴색했지만, 공동체를 중시했던 선조의 지혜는 개인주의 사회로 치닫을수록 그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혼자 일하고, 혼자 놀고, 혼자 잠드는 현대인의 개인적인 삶은 오히려 더 각박해졌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세상에 홀로 있다는 단절감과 상실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가족입니다. 어려울 때 손내밀어 힘이 되어주는 `가족'은 그 어느 공동체보다 훌륭한 삶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소망을 업고 추석을 맞이합니다. 선조들이 명절을 맞이하는 마음은 기다림이었습니다. 추석이 오기 전 미리 갈아놓은 낫으로 벌초하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차례상을 준비하며 가족을 맞이했습니다. 함께 가치를 찾아내 실천했던 선조의 공동체 문화를 추석을 맞아 다시 생각해봅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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