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발사체, 비행거리 330여㎞"…내륙관통 신무기 완성단계
합참 "北발사체, 비행거리 330여㎞"…내륙관통 신무기 완성단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9.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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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개천 일대 발사 내륙 관통해 동쪽으로 비행
비행고도·속도·탄도미사일 여부 등 한미 당국 분석중

개천 일대서 무수단 알섬까지 330㎞…정확도 테스트

軍 "긴장 고조시키는 일체 행위 즉각 중단 재차 촉구"

지난달 24일 이후 17일 만에 도발…올해 들어 10번째

최선희 美에 9월 중 대화 제의 하루 만에 발사체 발사

신형 무기체계 완성도 향상…대미협상력 높이기 차원

,日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따른 정보공유 요청없어



북한이 10일 단거리 발사체의 내륙관통 시험을 통해 신형 무기체계의 안정성과 정확성 등을 평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중 북미대화를 재개하자는 뜻을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발사체 발사가 이뤄지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앞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53분께, 오전 7시12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로 탐지됐다. 이 발사체는 북한 내륙을 관통해 동북방으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비행고도와 속도, 탄착지점, 탄도미사일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추가적인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날 발사체의 고도와 비행속도 등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정보당국은 이번 발사체의 비행고도에 대해 50~60㎞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라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지난달 24일 발사한 최대 직경 600㎜로 추정되는 초대형 방사포(KN-2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신형 무기체계를 해안에서 시험발사하고 나서, 안정성과 정확성 검증을 위해 내륙을 관통하는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해왔다.



북한은 지난달 7일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지대지 미사일을 황해남도 과일군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해 평양 수도권 상공을 지나 내륙을 관통, 함경북도 무수단리 남단 무인도(알섬)을 정확히 타격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 지역 상공과 우리나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섬을 정밀타격했다"며 "위력시위발사를 통해 새형의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약 330㎞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도 알섬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그-15, 미그-17, 미그-19 전투기 등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 개천 비행장에서 알섬까지 거리도 약 330㎞로 이번 발사체 비행거리와 일치한다.



내륙관통 및 알섬 타격 등을 통해 미사일의 안정성 및 정확성 등을 테스트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지난 7~8월 발사한 4종의 신무기 중에서 비행거리 400㎞ 이상으로 내륙관통 시험을 안 한 소위 말하는 에이태큼스 또는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번 발사체 발사에 대해 "내륙에서 발사했으면 실사거리 발사인 듯 하다"며 "또다른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발사체 발사는 북한이 전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실무협상 개최 제의를 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뤄지면서 그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제1부상은 전날 담화에서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이번에 내륙을 관통하도록 발사체를 쏜 것은 일차적으로 신형 무기체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들의 대화재개 입장에 미국이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제대로 된 셈법을 들고 나와서 '하노이 방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하는 만큼 미국이 안전보장을 어떻게 제공할 지 준비해서 나오라는 것"이라며 "미사일을 쏘면서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자위적 국방은 건드리지 마라는 메시지를 환기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참은 이날 단거리 발사체 발사 사실을 공지하면서 "이러한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30분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는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 이에 따른 한반도의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국방부는 이날 발사와 관련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따른 일본 측의 정보공유 요청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해 "미국 등과 긴밀히 연대해 정보의 수집·분석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한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일 간 정보교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발사 사안을 포함해 북한 정세에 대해서는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발사체로 인한 일본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일본)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 사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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