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상수도와 함께
불철주야 상수도와 함께
  • 홍영기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과 주무관
  • 승인 2019.09.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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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홍영기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과 주무관
홍영기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과 주무관

 

지난 6월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시민들이 사용하고 음용하는 수돗물이 붉은색을 띤 채로 공급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수계 전환 과정에서 물의 흐름이 바뀌어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했기 때문이라고 원인이 밝혀졌다.

필자가 속해 있는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과 시설운영팀은 배수지 및 가압장 유지·관리가 주 업무로, 팀장을 포함한 직원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북동 통합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땅속의 관로를 거쳐 가압장에서 가압 후 배수지로 올라가 시민들에게 공급되는데 시설운영팀은 이 과정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는 최후의 방어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우리 팀이 관리하는 시설은 취수장 8곳으로 취수량이 11만5600㎥이다. 가압장은 68곳(용량 21만1230㎥), 배수지는 공업용 배수지를 포함해 총 108곳으로, 청주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상수도 시설물을 단 7명의 시설운영팀 직원이 유지·관리하고 있다. 1인당 시민 약 12만 명의 급수 인구를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단지 조성 및 택지 개발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가압장·배수지 시설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결코 유지·관리가 쉽지 않다.

가압장·배수지에 설치돼 있는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해야 정상적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나 이 공급 체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단수로 이어져 우리 팀에 비상이 걸린다. 특히 모두가 잠든 새벽에 밸브 이상 및 펌프 고장 등 각종 전기, 기계 시설물의 고장으로 배수지로 물 공급이 되지 않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필자는 얼마 전 새벽에 전화를 받고 비상 출근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지금 이 시간에 출근하는 이유가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당연히 내 일이기도 하지만 시민을 위한 사명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 직원들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가 관리하는 시설이 문제없이 정상 가동되도록 팀원 전체가 서로를 신뢰하며 업무에 대한 사명감과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단수(斷水)가 발생하고 관리하는 시설에 이상이 생기면 팀원들이 시간에 상관없이 비상 출동하고 매뉴얼에 맞춰 행동하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다. 더운 여름날 땅속 맨홀에 들어가 온몸에 땀을 뒤집어쓰고 시설을 점검하거나 때로는 비를 맞으면서 기계 장치를 수리하기도 하고 천둥과 번개 치는 날이면 당연히 비상대기를 자처하는 등 궂은 일에 대한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한다'라는 뜻의 사자성어 `불철주야'가 우리 팀과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청주시 직원 3600여 명 모두가 각자 맡은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우리 팀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정된 수돗물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이자 해결사로서 밤낮없이 오로지 상수도와 함께하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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