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리고, 싼집 더 지어야" 플로리다 교수의 '포용적 성장론'
"임금 올리고, 싼집 더 지어야" 플로리다 교수의 '포용적 성장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9.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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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불평등' 저술한 세계적 도시 기획 석학 "포용적 도시 조성해야"
"한국 정부는 이런 면에서 제 기능…미국은 그렇지 못한 상황"



리처드 플로리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로트먼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오후 빈부격차 등 한국의 도시 불평등 문제를 풀어낼 해법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값싼 주택의 공급‘을 꼽았다. 정부와 제조 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저임 근로자의 임금을 더 높이고, 근로자들이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충분히 짓는 등 이른바 ’포용적 도시‘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교수는 이날 오후 제3회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가 막을 올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국토부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도시가 크고 밀집도가 높고 혁신성이 높으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불평등성이 심화하는 현상을 목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대규모 도시에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세계는 산업화 경제기반에서 지식경제 기반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제조업은 자동화되고 있고, 해외로 이러한 제조업이 넘어갔기 때문에 제조업 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은 떨어지고, 살기도 팍팍해지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특히 “홍콩, 서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 슈퍼스타 도시에서는 점점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불평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문제는 저숙련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도시가 비싸져서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에 도시 외곽으로 쫓겨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은 뉴욕이 비싸서 밀려나도 내슈빌이나 디트로이트 등 갈 도시가 많다"며 "한국은 서울의 역할이 더 크다.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제구조에서는 이것이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도시는 최저 임금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용시장을 활성화하고 주택을 싼값에 제공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도시 레벨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포용적으로 도시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이런 면에서 제 기능을 하고 있다. 미국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해법으로 2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중장기적으로 저임 노동자들도 감당할 수 있는 값싼 주택을 더 짓고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미국 뉴욕의 포용적 주거정책의 사례도 언급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뉴욕 아파트 전체 중 20-30% 정도는 저렴한 가격의 월세가 나가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펜트하우스 사는 사람도 있지만 같은 아파트에 한달에 400불 정도 월세를 내고 사는 서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도 언급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제조업자들이 임금을 올려서 이 분들(저임 근로자들)이 먹고 살수 있도록 해주고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경제를 키우자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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