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하면 비공개 … `신뢰도 추락' 자처하는 충북경찰
불리하면 비공개 … `신뢰도 추락' 자처하는 충북경찰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9.0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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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치안 관련 지표 본청 지침 이유 비공개
논란 일자 뒤늦게 공개 … 범위마저 극히 제한적

 

충북 경찰이 치안 관련 지표를 놓고 낙제점을 받자 원칙에도 없는 `비공개'방침을 세웠다가 내부에서조차 빈축을 사고 있다.

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찰청이 주관한 `체감안전도 조사'에서 73.4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74.5점보다 낮은 수치다.

체감안전도 조사는 일반 국민이 느끼는 안전 수준을 평가하고 지역별 발안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 한다.

5대 범죄 발생 등 치안 지표가 비슷한 인접 지역 강원은 역대 최고점인 76.9점을 받았다.

전국 평균보다 2.4점 높았고, 지난해 하반기 75.4점보다도 1.5점 올랐다.

충북의 전반적 안전도와 분야별 안전도는 각 74.0점과 73.1점으로 전국 평균보다 1.2점, 1.1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범죄안전도 79.0점, 교통사고 안전도 68.8점, 법질서 준수도 70.9점 등이다.

충북 경찰은 애초 지표 결과를 비공개했다. 본청 지침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이미 다른 청이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을 확인한 충북 경찰은 말을 바꿔 뒤늦게 공개했다.

공개 범위마저도 다른 청과 달리 극히 제한적이다.

결과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등 낙제점을 받은 까닭에 충북 경찰이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는 시각이 짙다.

체감안전도 결과와 별도로 충북의 치안 지표는 5대 범죄 발생 건수만 봐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충북의 5대 범죄 발생은 6974건으로 지난해보다 126건(1.8%)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살인 13건, 강간 288건, 폭력 374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살인은 1건, 강간과 폭력은 각각 52건, 162건 줄었다.

하지만 민생치안의 척도인 강도와 절도는 6건, 333건 늘었다.

한 경찰 간부는 “체감안전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전제한 후 “경찰 활동의 객관적 판단을 받는 이런 평가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경찰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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