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으로 되살아난 유년시절 기억의 단상
色으로 되살아난 유년시절 기억의 단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9.03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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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 작가지원사업 선정... 전시회 여는 소영란 화가
서울 그림손갤러리서 12번째 개인전… 10일까지
캔버스 위 14개 작품 물빛·꽃의 움직임 등 표현
“책임 ·기본에 충실… 예술본질 되돌아보는 시간”

청주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소영란씨가 서울 그림손 갤러리에서 12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충북문화재단 충북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역작가의 역량을 선보이는 자리로 4일 개막해 1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작품은 강렬한 색의 혼합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14점이다. 물 위에서 반사되는 빛의 일렁임처럼 그녀의 캔버스는 작가의 지난 시간이 일렁인다. 전시를 준비하며 소 작가의 마음 또한 그러하지 않았을까.

“이번 전시는 캔퍼스에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간 전시에요. 이제까지는 그때그때 여러 가지 콘셉트에 테마를 잡아서 콜라주, 아크릴, 엑스레이 필림, 콘크리트 건축자재 등 다양한 재료에 맞게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많이 다루지 않은 오일에 집중했어요. 기본에 충실한 시간이었습니다.”

2016년 이후 대부분 유화로 작업하고 있다는 그녀는 작가지원사업으로 지원받은 전시에 대한 책임감도 크다고 말한다.

“지원을 받고 전시를 개최해서 작업에 집중하게 됐어요. 본질적인 나 개인의 문제에 더 집중하면서 또 다른 물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예술 본질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제인 `floating이나 blooming'은 이미지 적인 요소들이 강한 주제인데, 안으로 집중한 결과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관람객들과 많은 만남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전시 때마다 나를 온전히 보여준다는 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하는 책임감도 느껴요. 이번 전시에서는 좀 오랫동안 전시장에 머물면서 들여다보려고 해요. 전시장에 머물면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작가들도 좋은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이야기를 풀려고 해요.”

미술평론가 이상애씨는 소 작가의 작품에 대해 “플로팅(Floating), 부유하는 자유의 경계”라며 `몸의 기억예술'이라고 말한다.

이 평론가는 “작가는 유난히 물 위에서 반사되는 빛의 일렁임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 이는 그녀가 어린 시절 강원도의 동강 근처에서 뛰놀며 유년시절을 보낸 탓일 수 있다”라며 “그녀는 유년의 놀이를 몸은 기록하고 이는 다시 그녀의 오토마티즘에 의해 캔버스 위에 옮겨지게 되는데, 지나가는 물빛들과 꽃들의 움직임은 마치 빠르게 돌아가는 필름 속의 화면들처럼 한데 섞이어 형체는 사라지고 색만이 오롯이 남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녀의 작품은 스쳐 지나가는 듯한 시선으로 사물을 화폭에 담아내는 인상파화가들처럼 기억의 단상을 담아내는 `플라뇌르의 시선'을 닮아 있다”면서 “소영란 작가의 예술은 어떠한 논리나 방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예술가 자신의 `몸의 기억'인 느낌에 의해 대상을 찾아 나서며 소통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그녀는 자기의 코드화된 몸의 기억을 캔버스 위에 디코딩한다”고 평했다.

한편 소영란 작가는 세종 대학교 회화과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청주미술협회, 충북미술협회, 청주 여류 작가회, 드로잉 코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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