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권고안, 현실과 괴리”
신치용 진천선수촌장 “현장 목소리 충분히 들어야”
대한체육회가 한국 체육의 발전을 위해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와 함께 긍정적인 접점을 찾자고 제안했다. 대한체육회는 2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벨로드롬 대강당에서 제27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회 후 김승호 사무총장과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은 스포츠혁신 권고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2일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최종 권고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전국소년체육대회 및 전국체육대회 구조개편, 주중대회 개최 금지, 경기력향상연구연금제도 개편, 대한체육회-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위가 2021년 상반기까지 대한체육회와 KOC를 분리하라는 권고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논의 없이 법 개정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은 지극히 비민주적인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자체 체육시스템 혁신위원회를 가동해 혁신 초안을 마련했다. 향후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와 함께 체육 현장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권고안을 본 후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한체육회의 스포츠시스템 혁신 방안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분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 2020년 ANOC 총회 개최, 2024 동계유스올림픽 및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는 현 상황에서 시의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KOC 분리에 대한 논의는 체육계의 자발적인 동의와 IOC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으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자율권을 무시한 강제적인 분리는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체육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대한체육회가 주요 의제에 관한 논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문체부 혁신위에서 KOC 분리와 관련해 의견 수렴차 2~3차례 연락을 했지만 결론을 미리 내고 의견 수렴을 하는 것으로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 권고안도 예상했던 대로였다”고 비판했다.
문체부가 양 위원회의 결과물을 토대로 긍정적인 절충안을 만들어주기를 바랐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문체부에서 스포츠혁신위를 발족했다. 우리도 내부적으로 체육시스템 혁신위를 발족했다. 정부에서 체육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대한체육회도 책임의 당사자로서 체육시스템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활동을 해왔다. 인권, 선수촌 혁신 등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건 해왔고, 중장기적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15차례 이상 내부회의를 거쳐 가다듬어왔다. 그 초안은 이사회와 간담회를 통해 집행했다. 우리와 스포츠혁신위의 두 권고안을 갖고 문체부가 최상의 안을 만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선수 훈련 시스템 개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신 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훈련 일수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훈련일수를 조정하면 선수, 지도자 수당에 문제가 생긴다. 훈련 일수를 줄여 절약되는 예산을 취약종목에 배려를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현장의 지도자, 선수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조금 더 효율적인 훈련이 될 수 있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게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대표선수, 지도자를 위하는 건지 고민을 하고 있다. 선수촌에 와서 성적을 못 내면 아무 의미가 없다. 도쿄올림픽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하라고 한다고 무조건 따를 수는 없다. 지금 시스템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다 같이 생각하고 연구해서 좋은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