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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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4.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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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일꾼을 수확하는 하나의 농사
'일년지계(一年之計)는 봄에 있다'라는 옛 우리의 속담이 있다. 이는 아마도 농업을 산업의 근본으로 하던 시절에 풍년농사를 일궈내려면 봄부터 땅심을 돋우는 등 농사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를 담은 속담일 것이다.

선거도 따지고 보면 나라의 일꾼을 수확하기 위한 하나의 농사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선거에서 참된 우리의 일꾼을 뽑았다면 이들이 나라를 잘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살림이 윤택(潤澤)해지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국민의 살림이 궁색(窮塞)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치는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나 곡식을 재배하는 농사나 매 한가지인 것이다.

우리는 올해 12월 19일에 실시하는 제17대 대통령선거와 내년 4월 9일에 실시하는 제18대 국회의원선거란 농사를 연이어 지어야 한다. 아직 유권자는 선거농사를 지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선주자들은 정책개발을 위하여 전국 순방길에 나선지 오래이며, 이에 편승하여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지역의 일부정치인들도 선거의 행보(行步)를 앞당기고 있어 자칫 선거의 조기과열로 그간 다져온 공명선거의 기틀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우려는 오는 4월 25일에 전국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등 재ㆍ보궐선거의 55개선거구 중 5개의 선거구만이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사퇴 등으로 인한 자연발생적 보궐선거이고, 나머지 50개 선거구는 후보자 등의 선거범죄로 쓰지 않아도 될 국민의 혈세를 들여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재선거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를 단지 기우(杞憂)로만 돌릴 수 있는 일은 아닌가 싶다.

그간 언론 및 시민ㆍ사회단체와 뜻있는 국민들이 공명선거의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 이제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바른 주권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나, 아직도 선거철만 돌아오면 여전히 금품선거의 잔재가 고개를 들고 있어 이를 아예 뿌리째 잘라버리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제도를 강화하여 정당의 입당대가나 선거구민의 야유회ㆍ관광모임ㆍ체육대회 등의 행사와 관련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로부터 금전ㆍ물품ㆍ음식물 등을 제공받은 사람도 그가 받은 금품의 50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단체나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행사에 정치인을 끌어들여 음성적인 방법으로 금품요구를 하는 등 과거의 그릇된 선거문화의 행태를 되풀이 하고자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금품선거보다는 깨끗한 선거가 우리에게 더 가까이 있는 것 같다. 그간 우리의 선거역사도 반세기를 넘기면서 성숙된 주권의식을 가진 국민을 보유하게 되었고, 또한 국민의 요구로 깨끗한 정치환경(政治環境)이 조성되어가고 있어 멀지않아 우리가 염원하는 공명선거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다가오는 양대 국가선거에서 깨끗한 한 표로 참된 우리의 일꾼을 뽑는 풍년농사를 유권자들이 스스로 지어야 한다. 이러한 풍년농사를 거두어들이려면 먼저 유권자들은 금품제공이나 흑색선전 등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깨끗한 마음의 밭을 갈아두어야 하며, 아울러 언론이나 시민·단체는 유권자가 갈아놓은 마음의 텃밭에 공명선거의 씨앗을 틔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바른 선거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는 등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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