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열흘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조은누리양(14)이 직지원정대 고(故)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42세) 대원 유해 수습 비용 모금에 작은 정성을 보탰다.
29일 직지원정대에 따르면 조양은 부모를 통해 충북산악연맹 후원 계좌로 성금을 보내왔다.
직지원정대는 두 대원 시신 수습을 위해 쓰인 비용 20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당장 네팔 현지로 보내야 할 돈만 1000만원이었다.
급히 돈을 마련해야 했던 원정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후원금 모금을 했고, 시민과 사회단체, 기업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후원 명단에 낯익은 이름이 올라왔다. 주인공은 `조은누리'양이었다.
조양은 지난달 23일 청주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로 숲 산행 체험을 갔다가 실종된 뒤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학생이다.
당시 조양을 찾기 위해 투입된 인원만 6000여명에 달했다. 당시 충북산악구조대도 수색에 적극적으로 임한 바 있다. 충북산악구조대는 민준영·박종성 대원이 속해있던 단체다.
조양이 자신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 은혜를 잊지 않고 후원금을 냈다는 얘기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충북도지속가능발전혐의회 사무처장)은 “조양 실종 수색 작업에 참여한 일 말고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는데, 이 부분을 잊지 않았는지 후원금을 보내왔다”며 “우리를 기억해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전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6441m)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두 대원은 실종 10년 만인 지난달 현지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하성진기자
직지원정대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 유해 수습비용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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