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땅 사람
하늘 땅 사람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9.08.29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불교의 여러 경전 중 하나인 능엄경은 `구상상법(求上上法) 잠하하심(潛下下心)'하라는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다. 위로는 최상의 법을 구하고 아래로는 가장 낮은 마음속으로 침잠하라는 의미의 구절이다.

일반적으로 위로는 부처님의 말씀을 구하고 아래로는 지극히 겸손해야 한다는 경책의 의미로 해석되며, 불교 수행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특히 잠하하심(潛下下心)의 경우에는 자신을 절대적으로 낮추고 상대를 지극히 존경하라는 의미로 확대 해석되며 수행자가 갖춰야 할 고귀한 덕목으로 강조되고 있다. 마치 가톨릭에서 실시했던 `네 덕, 내 탓'운동을 연상케 한다. 타인과 불필요한 자존심 대결을 벌이며, 자기 자신을 무조건 높이려고 하거나, 심지어 상대를 흠집 내려고 안달인 무수한 정치인들을 생각하며, 억지로라도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일은 일견하기에 멋지고 훌륭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내가 있고 타인이 있다는 분별 아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작위적인 생각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이 옳다는 자신의 생각과 신념 및 교리 등에 집착하며 상대를 이기려고 키 재기 하는 것보다 더 큰 만족을 느끼기 위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세련된, 에고의 처세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의 생각 및 신념에 집착하면서, 더 큰 자기만족이 목적이라고 해도, 무조건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자신을 높이는 짓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향기 나는 행동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능엄경이 전하고자 하는 `구상상법(求上上法) 잠하하심(潛下下心)'의 진의는 무엇일까? 위로는 최상의 법을 구하고 아래로는 가장 낮은 마음으로 침잠하라는 말 속에 숨겨진 내밀한 뜻은 무엇일까? 위로 최상의 법을 구하라는 것은 가장 높은 곳인 하늘의 참 생명인 `성(性)'에 도달하여 하나가 되라는 의미다. 가장 낮은 마음에 침잠하라는 것은, 땅인 이 세상의 모든 일들에까지 통달하여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돌보고 원수조차 사랑하는 진정한 보살의 삶을 실천하라는 의미다.

우리 한민족의 핵심 사상인 하늘과 땅이 하나로 회통됨으로써, 천지인(天地人)이 온통 하나가 되는 것, 달리 표현하자면 사람 가운데 하늘과 땅이 하나 되는 천부경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 바로 능엄경의 `구상상법(求上上法) 잠하하심(潛下下心)'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상통천문(上通天文)하고 하달지리(下達地理)한 사람 즉, 위로는 천문에 통하고 아래로는 지리에 통달한 사람이 바로 우리 한민족을 이끈 단군이었다. 단군을 하늘과 땅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사람이란 의미를 형상화시킨 `巫(무)'라고 했던 것도 동일 맥락이다.

하늘과 땅을 하나로 회통시킨 뒤, `상통천문하고 하통지리'하면서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돌보며 원수까지 사랑하지는 못할망정,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나라의 발전과 영광을 위해 합심 협력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영혼을 팔면서까지 이전투구(泥田鬪狗)에 열을 올리며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자는 이미 국회의원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하는 일에서조차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한 채 서로가 서로를 헐뜯는 것도 모자라 국민들을 이간질시키는 자가 어떻게 국회의원일 수 있겠는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자신들의 정권쟁취를 위해 `내로남불'의 탈을 쓰고, 동물처럼 으르렁거리는 소인배 국회의원 후보들은 모조리 낙선되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