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습관이 친절을 만든다
작은 습관이 친절을 만든다
  • 김기수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 승인 2019.08.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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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김기수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우리 부서는 시민과 밀접한 청소·위생·소음·악취·먼지 등을 다루다 보니 하루에도 수십 건의 민원을 처리한다. 계도나 지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과태료 부과나 과징금 처분이 나가면 민원인들과 승강이가 벌어지기 일쑤다. 가끔 큰 소리가 나서 보면 방문한 민원인이 언성을 높이거나 직원이 전화로 민원인과 싸우는 소리다.

바로 감사 부서에서 전화가 온다. 직원이 불친절하다고 민원이 접수됐으니 경위서를 제출하란다. 직원은 또 짜증이 나고 울상이 된다. 민원인이 잘못해서 그런 거지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억울한 마음에 전화 응대 목소리가 좋지 않다. 듣는 민원인은 또 불친절하다고 과장님을 찾는다. 구청장실로 쫓아간다며 더 높은 사람 바꾸라며 소리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요즘 신규 직원이 많다 보니 사회 경험이 적고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그런지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 처리해야 할 업무는 많지, 시간은 없지, 지식과 요령은 부족한 신규 직원이라 이해는 하지만 몇 가지 민원인 기본 응대 요령만 알아도 불친절하다는 오명은 벗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신규 직원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첫 번째, 목소리 톤이다.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을 한다. 상냥한 인사와 통성명은 기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똑같은 멘트지만 반가움을 조금이라도 담아 인사말을 건네자. 다른 일로 짜증이 나 있더라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참자.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두 번째, 일단 듣자. 민원인은 할 얘기 다하면 어느 정도 화가 풀어져서 누그러진다. 그럼 그때 우리가 전후 납득이 갈 수 있게 천천히 말씀을 드리자. 전화를 받다 보면 하소연을 하고 싶어 전화하신 분도 종종 계신 것 같다.

세 번째, 두 번 이상 전화하지 않도록 하자. 담당자가 없으니 몇 시에 다시 전화하라거나 나는 담당자가 아니라 모른다고 사무적으로 답하고 끊지 말자. 업무에 대해 아는 한 친절히 알려 드리고 정말 모르는 내용이면 메모를 남겨 담당자가 꼭 전화를 드리도록 하자.

네 번째, 방문한 민원인께는 먼저 일어나 의자를 내어 드리자. 공무원은 앉아서, 민원인은 서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 있는 사람은 기분 나쁠 수 있다. 눈 맞춤은 대화와 소통의 중요한 기본 요건이다. 눈높이를 맞춰 눈으로 대답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제스처가 친절을 만드는 기본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미 화가 많이 나서 오신 분이거나 대화가 오래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면 시원한 냉수라도 한 컵, 따뜻한 녹차 한 잔 드리자. 감정을 조절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폭발 직전의 쌓였던 화난 감정이 눈 녹듯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그에 따른 이익은 순전히 우리 몫이 되니 나쁠 것도 없다.

친절은 습관이다. 습관은 영원히 간다. 우리는 한 번 들어오면 최소 30년 이상 근무한다. 신규 직원 때의 습관은 공무원 퇴직할 때까지 갈 것이다. 이런 작은 친절이 몸에 익숙해지면 퇴직할 때까지 최소한 불친절하다는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친절 청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나도 당장 오늘 나의 태도를 다시 점검해 보고 지금부터라도 당장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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