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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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 승인 2019.08.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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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달관이! 무심천 발원지에서 실종되었던 조은누리양을 구조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육군 32사단 소속 군견이다. 발견한 데 그치지 않고 험한 산길에서 구조팀에게 상대적으로 나은 길을 안내한 것도 달관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공헌하는 대표적인 견공으로 장애인 보조견이나 국가를 위하여 사역하는 인명구조견, 경찰견, 검역탐지견, 마약탐지견 등이 있다. 뛰어난 지능, 후각탐지능력과 공간지각능력을 통해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일도 척척 해내는 숨은 유공자다.

불과 6년 전만하더라도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견공들의 최후는 비참했다. 현역에서 은퇴하면 그들의 종착지는 주로 실험동물센터였다. 의약품의 독성실험과 부검, 실습견으로 사용하는 등의 과정을 가치다 안락사를 통해 생의 최후를 맞았다.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과 올바른 반려견 문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2013년에 동물보호법을 개정하였다. 동물보호법 제13조에 따르면 유기동물과 공익적 기능을 한 견공에 대해 동물실험을 엄격히 금지하였다. 동물보호법 제정 이후로 가장 잘한 것 중의 하나가 공익견의 노후를 보장하도록 강제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 법률에 따라 이제 공익견들의 노후는 어둡고 좁은 실험동물사를 벗어나 입양절차를 거쳐 민간에 분양하고 있다. 국가가 그들의 생을 끝까지 책임져야 마땅하지만 그래도 민간협업을 통해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장하게 된 일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달관이에게 맛있는 개껌을 줘라', `달관이 견사에 에어컨을 설치하라', `달관이에게 포상휴가를 주어라'. `달관이 특진시켜라.', `맛있는 음식주세요.'라는 뉴스 댓글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군견은 군번이나 계급이 없어 특진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한다. 대신에 충북경찰청에서 제공한 맛있는 개껌으로 포상하였단다.

하지만 네티즌의 요구처럼 평소에 주는 음식물은 함부로 바꿀 수 없다. 지나친 육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임무 수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다. 고영양식의 급여가 특수견의 건강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군견에게 급여하는 사료의 구입이 최저가 입찰방식이라고 한다. 객관적 영양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값을 낮게 책정할수록 납품하기 쉬운 구조다. 고양양식도 문제지만 적정의 품질보장을 외면한 채 값이 싸다는 이유로 공급한다면 맛있을 수도 영양학적으로 고르지 못할 확률이 높다.

공익견으로 적절한 활동을 위해 균형 잡힌 식단이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가 입찰방식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국가 사역견의 영양적 관리는 해당 부대나 기관의 전문가와 담당자에게 전권을 주고 균형잡힌 영양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지금도 검역현장이나 재난현장, 치안현장 국방현장에서 우리의 공익견들은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군견의 평균 복무기간은 약 8년이고, 달관이 나이는 7살이라고 한다. 1년 정도면 달관이의 퇴역이 예상된다.

달관이를 통해 공익견들의 노후가 따뜻한 사람들의 품에서 더욱 안락한 노년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더 나아가 적적한 노인들 곁을 지켜주는, 병자의 곁을 지켜주는, 아이들의 정서를 키워주는 마음이 허약한 사람의 반려역할을 하는 수많은 견공에 대한 처우도 함께 개선되는 계기가 되어보길 바라본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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