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정책 `효과 의문'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정책 `효과 의문'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8.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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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옥천군 등 지역상품권 지급 … 활성화 유도
농촌경제硏 설문 결과 94.8% `하지 않겠다' 응답
농촌지역 대중교통 취약 … 현실·다각적 대책 필요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충북도내 지자체들이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은 대중교통 기반이 취약해 고령 농업인 대부분이 면허증 반납을 꺼리고 있어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옥천군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10만원 상당의 `옥천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옥천군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 관한 조례(안)'를 만들어 입법 예고했다. 이 조례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사업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시책도 담았다.

만 7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자신의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해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으면 예산의 범위에서 1회에 한해 10만 원 이내의 옥천사랑상품권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이 조례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사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괴산군은 75세 이상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괴산사랑 상품권 10만원 어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본인 명의로 차량을 소유하고 차량등록증을 제출한 운전자가 대상이다.

청주시도 지난 10월부터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청주사랑상품권 또는 교통카드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고령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유도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이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업·농촌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농업인 중 운전면허 소지자 456명을 대상으로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겠냐는 설문조사에 94.8%가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반납하지 않겠다는 이유로는 `아직은 운전하는 데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가 39.0%로 가장 많았으며, `사업상 이유로 차가 꼭 필요해서'가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가 16.6%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이 취약한 농촌 지역에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반납 시 대중교통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저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통환경 개선과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제공 등 현실성 있고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나이에 근거한 일률적인 운전 관리 방안보다는 고령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 제공, 주요 교통법규 위반 고령자를 대상으로 추가 인지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농촌지역 도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예산지원과 지역에 알맞은 교통안전 대책 수립 및 자동차 안전운전 보조장치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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