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영·박종성 직지원정대원 영면
민준영·박종성 직지원정대원 영면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8.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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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쇄博서 추모식 개최
10년만에 고향 청주 귀환
文대통령 SNS 통해 추모
지난 17일 오전 10시 10년 전 히말라야에서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유가족들이 대원들의 영정과 유골함을 들고 추모 조형물이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10년 전 히말라야에서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유가족들이 대원들의 영정과 유골함을 들고 추모 조형물이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속보=2009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등정을 꿈꿨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42세) 대원이 꼬박 10년 만에 고향인 청주에 돌아왔다. 이들 대원은 가족 품에 안겨 영면에 들어갔다.

가족과 직지원정대 등 100여 명은 지난 17일 오전 10시 추모 조형물이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동안 희망을 꺾지 않고 늘 함께했다”며 “종성아 준영아 돌아와줘서 고맙다. 이제 10년의 등반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산하라는 명령을 받아줘서 고맙다”며 “이제는 마지막 명령이다. 가족들의 품 안에서 등반을 마무리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10년의 기다림과 바람이 이뤄졌으니 따뜻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성 대원 친형인 종훈씨는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 후 오늘 우리 가족은 정말 반갑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종성이를 반긴다”며 “직지의 별이 된 두 산악인에게 많은 관심을 준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민준영 대원 친동생 규형씨도 “10년의 기다림 많이 힘들었지만,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며 “고향으로 돌아오게 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추모식장에는 한범덕 청주시장, 도종환(청주 흥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찾아 헌화했다.

도 의원은 “돌아와 주기를 바란 가족과 시민들의 염원이 정말 컸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두 대원이 보여준 도전과 개척 정신을 기억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두 대원이 가족의 품에서 따뜻하게 잠들기를 바란다”며 추모했다.

추모식 후 박 대원과 민 대원의 유골은 각각 가덕면 성 요셉공원과 남이면 양촌리 선산에 안치됐다.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직지원정대는 대원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차례 히운출리를 찾았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두 대원은 지난달 양떼를 몰던 현지 주민에게 발견됐고, 박연수 전 대장과 유족들은 지난 15일 네팔 현지에서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한 뒤 네팔 카트만두 수얌부나트 사원에서 네팔 전통방식으로 화장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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