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역량을 키워라
학습역량을 키워라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19.08.1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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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나는 10년 전까지 대학교수였고 지금은 여가문화연구소라는 독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독립이라는 말은 혼자서 한다. 스스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가장 관심 있게 연구하는 주제는 `행복, 여가, 문화, 생명, 학습, 힐링, 혁신, 창의, 시민, 가족, 은퇴'와 같은 분야다. 무엇이든 새롭게 하는 것을 좋아해서 자료를 찾아 학습하고 새로운 지식체계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학습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은 너무나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월급을 주는 직원도 없다. 그렇다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발표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는 많은 전문가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다양한 조직에서 활동한다. 새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마다 협업하고 끝나면 독립연구자로 돌아온다. `네트워크와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 관련 분야 지식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필요한 지식을 찾고 연결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편집한 독자적인 지식 네트워크가 요구된다.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학교는 이런 즉각적인 학습욕구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며 인터넷을 검색하고 관련 전문가들과 대화해야 한다. 지식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학교는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사회는 지식 플랫폼을 구축하면 된다. 자기주도적 평생 학습역량을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교수에서 독립연구자로 삶을 바꾼 것은 모험이다. 아니 보험이다. 예전의 안정이 지금의 안정을 담보해주지 못한다. 대학도 문을 닫고 대학이 남아도 학과는 사라지는 세상이다. 평생직장이니 철밥통 직업이니 하는 것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용 가능성을 높여 좋은 일자리를 가진다는 의미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일에 대한 개념과 형식이 전혀 다른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4차산업 혁명이라 부르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시대는 일과 고용,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체계의 변화를 요구한다.

변화의 핵심은 고용 불안과 직업 전환이다. 이제는 한 직장과 직업에서 평생을 보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평생 다양한 직업과 직장을 가지게 되고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아울러 수명연장과 상시 실업의 증가로 인해 노동 중심 삶에서 여가 중심 삶으로 관점이 옮겨 간다. 새로운 직업 창출과 그에 대응하기 위한 즉각적인 노동역량을 갖추기 위한 학습과 늘어난 시간을 잘 소비하기 위한 여가역량을 갖추기 위한 학습이 노동과 삶을 위한 필수 역량이 된 것이다.

고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역량을 높여 주는 것에 기반한다. 단순한 직무역량을 높이는 교육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삶의 학습역량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알파고 제로가 반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 알고리즘인 `강화학습'이 필요하다.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라 학습역량을 키우는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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