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뗀 충청도 할머니들 요리책 선물 문재인 대통령 “향학열에 가슴 뭉클”
한글 뗀 충청도 할머니들 요리책 선물 문재인 대통령 “향학열에 가슴 뭉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8.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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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페이스북에 책·편지 올려
어머니 손맛 음식들 소개 … 실용적
22일 졸업식 “축하·격려” 바라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충청도 할머니들로부터 선물 받은 책 '요리는 감이여'. 이 책은 학교를 다니지 않아 글을 모르고 사시다가 충남도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51명의 할머니가 자신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충청도 할머니들로부터 선물 받은 책 '요리는 감이여'. 이 책은 학교를 다니지 않아 글을 모르고 사시다가 충남도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51명의 할머니가 자신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충청도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운 뒤 펴낸 요리책 `요리는 감이여'를 선물 받고 “가슴이 뭉클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51명의 충청도 할매들이 음식 한 가지씩 한평생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을 냈다”며 “`요리는 감이여'라는 책을 낸 51명의 할머니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아 글을 모르고 사시다가 충청남도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하며 글을 익히게 된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78세의 주미자 할머니와 81세의 이묘순 할머니는 뒤늦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사연을 연필로 쓴 편지로 보내오셨는데, 글씨도 반듯하게 잘 쓰시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정확하고, 중학교·고등학교까지 계속하겠다는 향학열을 보여주셔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적었다. 또 “특별한 요리가 아니라 김치와 장아찌, 국, 찌개와 반찬, 식혜 같은 간식 등 어릴 때 어머니 손맛으로 맛있게 먹었던 일상 음식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섞어 직접 쓴 레시피를 붙여 소개한 책이어서 재미도 있고, 실용적인 도움도 될 듯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책을 낸 `창비교육'에서 22일 졸업식과 함께 조촐한 출간기념회를 한다고 하니 마음으로 축하하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고 권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주미자 할머니는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6·25 전쟁 때 부모님이 한꺼번에 돌아가시고 혼자 살아남았다. 지금까지 형제도 없이 오갈 데 없는 천애고아로 떠돌다 절에서 살았다. 공부할 새가 없었고 못 배운 한이 커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주 할머니는 “몇 해 전 절에서 속세로 나왔다. 세상 물정을 몰라 한동안 고생도 많이 했다. 가족이 없어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공부하러 오는 낙으로 살고 있다. 공부한 게 머릿속에 남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해서 올 8월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딴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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