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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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8.12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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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반일 감정이 격화하면서 애꿎은 피해를 입는 곳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일식집'이다.

한국에서 일식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는 식당은 거의 99.9%, 아니 100%가 한국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요즘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하면서 덩달아 일식 레스토랑들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등 전국의 일식 레스토랑의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반일 감정이 격화한 이달 초 부터 급감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름철 비수기에 조금이라도 장사가 좀 되던 식당들은 모두 죽을 맛이다.

일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들도 초비상이다. 일본산 불매 운동의 화살이 정면으로 이자카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이달 초 부터 매출이 급감 중이다. 일식집이나 이자카야나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일본산 정종이나 맥주 등 몇몇 가지를 빼놓고 대부분 식재료를 한국산을 쓰고 있는데 불매운동의 `메인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한 일식집 사장들은 간판을 `횟집'으로 바꾸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영세한 식당들은 수백만원을 훌쩍 넘는 `간판 값'이 큰 부담이다.

내친 김에 여름 장사를 접고 휴가에 들어간 식당들도 많다.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곳들도 많다. 하지만 본점과 계약을 하고 프랜차이즈 창업을 한 가맹점들은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과 계약 기간 때문에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반일 분위기의 확산은 일본 승용차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승용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차를 소유한 사람들이 운전을 꺼리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은 `일본 차를 몰고 다니는게 미안해 당분간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누리꾼의 언급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 방침이 발표된 시점에서 일본 기업으로 오해를 사면서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됐던 한 유명 유통점은 요즘 전국 점포에 방송을 통해 연일 한국 기업 임을 강조하며 매출 회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1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직원 조회에서 일본 아베 수상을 찬양하는 발언도 모자라 대통령과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지 나흘만이다.

윤 회장의 사퇴에도 불구 이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지난 주 5만원대를 지키던 주가는 12일 거래소 개장 후 4만5000원대까지 수일 새 10%나 급락했다. 반일 감정의 격화로 애먼 주식 투자자들까지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정부가 1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상응하는 대일 수출 규제 조치의 시행에 들어갔다. 29개 우대 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삭제한 것이다. 정부가 정면 대응에 나섬에 따라 우리 국민의 반일 감정은 더욱 격화, 고조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에 악영향을 주게 될 비이성적인 불매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이젠 냉정해져야 한다. 이번 위기를 또다른 기회로 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일본에 우릴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줘야 한다. 금모으기로 IMF위기를 탈출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아니던가. 100년 전의 우리로 생각했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대일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춰 다신 이런 `짓거리'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YS가 얘기한 대로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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