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충북대 봉사장학생
`빛바랜' 충북대 봉사장학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8.1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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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위 낮은 학생 우선순위 선발 공지 불구
상당수 부서 연장근무 허용 … 탈락자 불만 고조
대학측 “근무시간 제한 등 제도 보완해 나가겠다”

충북대학교가 올해 2학기 대학 부서에서 근무할 봉사장학생 선발기준으로 소득분위 낮은 학생을 우선순위로 선발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상당수 부서는 직전 학기 선발한 학생을 연장 근무토록 허용하면서 탈락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충북대 재학생 A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6시부터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한다. 새벽 3~4시에 대리 운전을 마치고 4시간 정도 잠을 잔 뒤 학교 수업을 듣는다. 소득분위 1분위인 A씨는 부모도 안 계신 상황에서 학업을 유지하기가 버겁다. 학교에 있는 낮에 수업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대학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는 봉사장학생 선발 공고를 보고 A씨는 6개 부서에 지원서를 냈지만 모두 탈락했다.

A씨는 “가정형편으로 밤부터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며 돈을 벌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학점이 좋지 않다”며 “봉사장학생 선발 기준이 소득분위 낮은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해 공지 내용만 믿고 지원서를 냈는데 모두 탈락했다. 대학에 물어보니 부서별로 선발기준이 달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득분위가 0~1분위인 학생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소득분위가 높은 학생들도 봉사장학생으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선발기준에 소득분위 낮은 학생을 우선순위로 뽑겠다고 해놓고 이미 일하는 학생을 그대로 쓰고 소득분위가 높은 학생들이 근무한다는 것을 알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봉사장학생은 4~6개월 간 주 최대 10시간, 월 40시간 이내 근무를 하고 시급 8350원(2019년)을 받는다.

충북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학기 봉사장학생 배정인원 및 선발조건은 부서별로 제각각이었다.

올해 2학기에는 6개월 근무 201명, 4개월 근무 87명 등 총 288명을 배정했다. 하지만 상당수 부서는 직전학기 선발한 학생의 근무를 연장해 선발을 하지 않았다. 선발기준도 소득분위가 명시돼 있지 않은 부서도 꽤 있었다.

이 대학 모 부서는 모집 인원 8명 중 7명을 직전학기 선발한 학생들을 연장 근무토록 해 1명만 뽑았다.

충북대 관계자는 “선발 기준은 부서별 부서장이 마련토록 하다 보니 부서마다 다르다”며 “업무 적응기간이 있고 기존 일하던 학생들이 연장근무를 희망하면 허용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근무기간을 제한하는 등의 제도 보완을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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