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7부(이균용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구 전 청장에 대해 원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현장지휘 책임이 있었던 신윤균 전 제4기동단장(총경)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구 전 청장이 현장지휘관 보고를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거나 현장 지휘체계만 신뢰하지 말고 과잉살수 실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조처를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양형에 있어 이 사건 집회시위 현장에서 폭력행위를 한 시위참가자들이 그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조처를 한 것이라면 적정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집회시위는 관련 법리에 정해진 적법한 시위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강행해 시위대가 각목, 쇠파이프 등으로 경찰관을 무차별 폭행, 방화를 시도하는 등 과격했다”며 “피해자의 민사재판 결과에 따라 실질적으로 손해배상이 이뤄진 사정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구 전 청장은 선고 직후 “유죄가 나오든 무죄가 나오든 무슨 상관이 있냐”며 “(지금 상황에서) 달라지는 게 없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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