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시민의식에 박수를 보낸다
수준 높은 시민의식에 박수를 보낸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8.11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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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일본의 파국적 선택에 우리 국민은 수준 높은 시민의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당당히 대응하되 차분하고 신중하자는 시민의식이 스스로의 자정은 물론 정치권의 균형도 이끄는 모습이다.

이런 시민의식은 일본의 1차 보복조치가 나왔을 때부터 빛을 발했다. 젊은이들은 SNS를 통해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고 상인들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일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대상 27개국 가운데 유독 한국만을 대상으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2차 보복을 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7일 공포하고 28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 일본의 만행에 대한 규탄 집회가 봇물처럼 일어나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본의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모한 결정, 이기적 민폐 행위, 가해자의 적반하장이라는 규탄 성명서에나 나옴 직한 용어를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도발을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국제법상으로도 그렇고 외교 관례로 볼 때도 일본의 처사는 한국 경제 침탈이자 반도체와 화학 분야 등 첨단 산업을 꺾으려는 의도인 만큼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맞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며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고 자치단체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노노 재팬'을 외치며 일본에 맞섰다.

이에 비해 정치권은 한심했다. 아무리 책임없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라고 하지만, 불매 운동을 마치 정쟁의 도구처럼 여기며 도 넘은 언행은 `작태'라고 비판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른바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일본을 여행금지구역으로 확대하자”거나 “일본 가면 암에 걸린다”, 심지어는 “일본에 가면 코에서 피난다”는 등의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서울의 중구청은 `노 재팬' 구호가 적힌 깃발을 내걸었다가 시민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럴 때일수록 성숙하고 신중한 자세로 일본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베 정권과 일본 국민을 구분하자는 신중한 목소리도 시민들로부터 나왔다. 불매의 대상을 전범 기업에 한정하고, 참여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노 재팬'으로 시작한 불매운동이 `노 아베'로 바뀌는 분위기다. 일본인들의 `좋아요 한국'해시태그에 우리 국민들은 `좋아요 일본'해시태그도 퍼지고 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자정과 비판에 정치권의 태도도 달라졌다.

연일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정치권도 결국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스스로의 자정은 물론 정치권의 균형도 이끌어낸 모양새다.

일본의 처사는 한국 경제 침탈이자 턱밑까지 쫓아온 기술력과 경제력을 견제하려는 의도인 만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독립운동 때처럼 분노하고 단합된 힘으로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 다만 일본을 끊임없이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외교적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고 시민들은 국민통합을 이뤄 일본에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규탄의 대상을 일본이 아닌 아베 정권으로 규정하고 대응하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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