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법칙
깨진 유리창의 법칙
  • 황재선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19.08.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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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황재선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황재선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길을 걷다 보면 주택가나 후미진 골목에 방치된 각종 쓰레기를 볼 수 있다. 그것들을 보고도 치우지 않는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곳에 쓰레기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계속해서 버릴 것이다. 주차 공간이 아닌 곳에 자동차들이 무자비하게 주차돼 있는 광경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그렇게 행동한다면 주위를 방문하는 운전자들도 그 주변으로 주차를 시도할 것이다. 건물 주인이 유리창을 깨진 채로 놔둔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이 건물엔 주인이 없다 생각하고 이곳을 무법천지라고 인식해 마구잡이로 행동할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을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지난 1982년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사점을 담고 있다.

깨진 유리창은 조용하고 무섭게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깨진 유리창을 꼭 치우는 기초적인 질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렇다면 깨진 유리창은 누가 치우고, 고쳐야 할까.

1980년대 중반 뉴욕시의 길거리는 지저분한 낙서투성이였고 지하철은 위험할 정도로 더러워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1995년 뉴욕시장에 새로 취임한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가 뉴욕시 정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뉴욕시는 서서히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해 낙서한 사람들을 끈질기게 추적했고 지하철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굳은 의지를 거듭해서 확인한 뉴욕 시민들은 조금씩 과거 행태를 바꾸기 시작했고 그 결과 뉴욕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모든 것은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고, 사소한 것을 위반한 사람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법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주위에 깨진 유리창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각자 위치에서 기본 질서를 지키는 것이 유리창이 깨지지 않게 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임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초기에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를 지나치지 않는 것이 문제를 더 크고 심각하게 키우지 않고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청소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맡다 보니 예전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요새는 부쩍 관심이 간다. 주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거나 각종 시설물이 파손돼 주변 경관을 해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이러한 종류의 깨진 유리창을 발견한다면 누구에게 미루는 것이 아닌 나부터 먼저 솔선수범해 깨진 유리창을 치우고 고치려는 주인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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