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일기
혹서일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8.07 1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괴산군 수옥정폭포. /정인영 사진가

 

박 재 삼

잎 하나 까딱 않는
30 몇 도의 날씨 속
그늘에 앉았어도
소나기가 그리운데
막혔던 소식을 뚫듯
매미 울음 한창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한가로운 부채질로
성화같은 더위에
달래는 것이 전부다.
예닐곱 적 아이처럼
물장구를 못 치네.

늙기엔 아직도 멀어
청춘이 만리인데
이제 갈 길은
막상 얼마 안 남고
그 바쁜 조바심 속에
절벽만을 두드린다.

# `입술에 묻은 밥풀도 무겁다'는 삼복더위입니다. 가마솥더위는 모든 것을 정지시킨 듯 뜨거운 고요를 던져줍니다. 어린아이처럼 시원하게 물장구라도 치고 싶지만 그러기엔 어른이 되어버린 나이. 시원한 계곡이 그립고, 물이 그립고, 한 뼘 그늘이 고마운 요즘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