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넘은' 충북경찰 또 태산
`큰 산 넘은' 충북경찰 또 태산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8.05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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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청장·청주 상당서장
투트랙 시스템 가동
조은누리양 무사생환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똑 떨어지는' 증거 없어
수사 결과에 시선 집중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양 실종'. 충북 경찰, 그 가운데 청주 상당경찰이 짊어진 큰 숙제였다. 다행히도 조양은 꼬박 열흘을 버텨줬다. 내색만 하지 않았을 뿐 상당수가 조양 생존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결과는 기적 같은 `무사 생환'이었다.

조양의 운명이 바뀌었다면 완벽에 가까운 업무를 하고도 초동대처 미흡 등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뭇매를 맞았을 경찰로서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사실 이면을 들여다보면 조양을 찾는 수색 작업은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과 신희웅 청주 상당서장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청장으로, 서장으로 취임한 직후 터진 가장 큰 사고인 데다 삽시간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까닭이다.

조양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의 지휘 책임자인 신희웅 서장(58·경찰대 1기)은 정년 2년도 남지 않은 고참 중에서도 고참이다. 노승일 청장(54·경대 3기)의 대학 2기수 선배이기도 하다.

신 서장은 `경찰 말년'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에 충북청 참모 근무까지 연장, 지난달 상당경찰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실종 직후 수색과 별도로 공개수사로 전환, 범죄 연루 가능성을 고려해 강력 형사를 투입했다. 실종자 수색과 범죄피해 가능성 수사라는 `투트랙' 시스템을 작동한 것이다.

수사·형사·정보 등 여러 기능을 섭렵한 연륜 있는 지휘관의 정석적 판단이다.

조양 실종은 `해피엔딩'이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남아있다.

`전 남편 살해범 고유정의 의붓아들 의문사' 수사다. 공교롭게도 수사 주체는 다름 아닌 상당서다.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수사에도 이 사건은 경찰 스스로 `답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얘기다.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무의미한 진술들, 가치 없는 심적 정황 등만 존재할 뿐 행위자를 가늠할 수 있는 `똑 떨어지는' 증거는 없다.

수사 대상자인 고유정, 그의 현 남편이자 숨진 아이의 친부인 홍모씨도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들 진술에서 단서가 될 만한 교집합마저 나오지 않다 보니 아직 수사 무게의 추는 정중앙인 `0'을 가리키고 있다.

경찰은 수집한 증거와 정보 분석이 끝나면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거쳐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충북 경찰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큰 산'인 이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국민 시선이 쏠려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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