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병을 주의하라
목요병을 주의하라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19.08.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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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UN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는 156개국 중 57위로 우리는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UN의 행복보고서는 15세 이상 1천여명 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1년에 한 번만 실시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국내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365일의 행복 데이터를 낱낱이 기록한 책이 나왔다.`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는 서울대 행복연구소와 카카오가 2017년 9월부터 진행한 `대한민국 안녕지수 프로젝트'를 분석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한국인의 평균 행복도를 보여주는 `안녕지수'는 10점 만점에 5.18점(표준편차 1.83)이었다. 중간값이 5점임을 감안하면 우리의 행복 수준은 `보통'이었다.

`안녕지수'를 구성하는 하위 항목인 `삶의 만족도'를 살펴보면 응답자 중 20%는 핀란드, 노르웨이 등의 나라와 비슷한 8점대 점수를 나타냈다. 반면 응답자 23%는 4점 미만으로 기근과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수준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한국 사회가 뚜렷이 양극화되고 있음이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 안녕지수에는 차이가 있을까.

충북 사람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5.26점으로 18개 광역단체 중 16번째였다. 행복점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5.58점), 제주도(5.46점), 경남(5.34점) 순이었다.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5.21점)과 서울(5.25점)로 나타났다.

지역별 행복 점수의 표준편차는 0.09점으로 아주 미미해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일반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간 행복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모든 지표에서 세종시는 1등을 차지했다.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이 세종시로 온 것인지, 세종시에 살다 보니 행복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충북은 세종시를 눈여겨봐야 한다.

참고로 통계에서는 자료를 대표하는 값으로 `평균값'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자료들이 평균값으로부터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표준편차는 자료가 평균값을 중심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표준편차가 0에 가까우면 자료값이 평균값 근처에 모여 있다는 뜻이고 표준편차가 클수록(1에 가까울수록) 자료값이 평균값으로부터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남자와 여자, 누가 더 행복했을까. 남성(5.55점)이 여성(5.22점)에 비해 높은 수준의 안녕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삶의 의미, 우울, 삶의 만족, 불안 등의 하위 요인에서 남녀의 차이가 컸다.

그러나 해외거주 여성의 행복지수는 세종시 여성에 이어 2위였지만 해외 거주 남성의 행복은 18개 지역 중 최하위였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를 벗어난 여성이 보다 높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는 연령대는 20대(5.06점), 30대(5.12점) 순이었다. 20대에서도 여성의 행복도가 4.98로 가장 낮았다.

최인철 교수는 이번 조사로 20대가 `아픈 청춘'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우리 사회에서의 불투명한 미래, 직업 불안정성 등의 영향이라 분석했다. 안녕지수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 때 높다가 20~30대에 최저점을 찍은 후 반등하기 시작해 60대 이상에서 최고점을 찍는 U자형 패턴을 보였다. 특이한 것은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40대의 행복도가 가장 낮았는데 이것이 20~30대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하지 않은 요일은 언제일까.

월요일(5.24점)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목요일(5.21점)이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업무와 학업에 매달린 사람들이 목요일이 되면 탈진(burn out)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행복한 날은 토요일(5.37점)이었다. 월요병보다는 목요병을 더 경계해야 한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발표할 요일을 정할 때 목요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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