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오작동' 주장에 軍 "분명히 사과해야…좌표·시간 제공 검토"
러 '오작동' 주장에 軍 "분명히 사과해야…좌표·시간 제공 검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7.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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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관, 영공침범 자료 제공 요청
국방부, 자료 제공 관련 실무회의 착수

"오작동 가능성 낮아...日측도 항적 공개"

정황상 의도성이 짙다는 분석이 대체적

軍, 오작동 주장에도 분명한 사과 요구



러시아가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기기 오작동 때문이었으며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가운데, 군 당국이 러시아 측으로부터 자료 제공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어제 러시아 차석무관이 국방부 정책기획관과의 대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무관은 "이번 비행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고 중국과의 연합 비행 훈련이었다"며 "최초 계획된 (비행) 경로대로였다면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무관이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내법도 존중한다"며 "한국 측이 갖고 있는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국방부에 초치된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대사관 공군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무관이 러시아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뜻을 전하면서, 향후 동일한 사안이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측에 영공침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 국방부는 이날 오후 러시아 측 요청에 따라 회의를 열고 관련 자료 제공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이 요구한 자료에 군사비밀이나 우리 자산의 능력 등이 노출될 수 있어 분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의를 하자는 제안은 없었다"며 "(러시아 측이) 자료제공을 요청해서 그것에 따라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은 러시아 측의 기기 오작동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저희 판단은 기기 오작동이 아닐 것이라 본다"며 "실무협의에서 '그 말이 맞냐', '기기 오작동이 안 됐고 (예정된) 루트대로 들어온 것 아니냐'를 협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무관이 기기 오작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두 차례 영공 침범을 한 것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군 내부에서도 러시아가 주장하는 기기 오작동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러시아 측은 전날 독도영공 침범 당시 우리 측으로부터 경고방송과 차단비행 조치를 당하고 경고사격까지 받으며 한 차례 물러났지만 재차 독도 영공을 진입했다. 단순 기기 오작동으로 보기에는 의도성이 짙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기기 작동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일본에서도 통합막료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 개념)가 항적까지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에 자료를 제공하면 정보노출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검토해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언론에 이미 영공 침범 시각 등이 공개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자신들의 영공 침범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 침범과 관련해 전날 무관 초치와 외교채널을 통한 항의가 있어서 공식적으로 입장문을 통해 항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러시아의 정확한 입장을 추가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우리 입장낼 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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