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겪고도 … 정신 못 차린 제천시
화재 참사 겪고도 … 정신 못 차린 제천시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9.07.2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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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동 키즈카페 천장 소화전 배관 연결부위 파손
물 쏟아지고 화재경보 울리고 정전 등 아수라장
비상구엔 불법 적치물 가득·직원들은 우왕좌왕

 

대형화재 참사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제천시가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노출돼 있다.

지난 20일 제천시 장락동의 한 키즈카페 천장 소화전 배관 연결부위가 터지며 물이 아래로 쏟아져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날 개장한 키즈카페는 오전 10시쯤 아동과 부모들이 입장하자마자 천장쪽에서 물이 새더니 갑자기 다량의 물이 쏟아지면서 화재 경보가 울리고 정전이 되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화재경보와 정전이 되자 당황한 아동과 보호자들은 엘리베이터와 비상구를 찾아 탈출을 시도했지만 비상구에는 건축자재와 공사잔해들이 적치돼 있어 장애물을 피해 대피해야 했다.

이 키즈카페는 주 출입구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만 하는 구조라 탑승했던 일부 시민들이 정전으로 한때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또한 9세 이하의 아동들만 입장하는 시설이어서 부모들이 아동들을 안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불법 적치물로 좁아진 비상구로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직원들의 비상시 대처방법도 문제가 됐다.

이날 이 시설에 있던 이모씨(여·35)는 “직원들이 비상구 안내는 물론 우왕좌왕하는 등 비상시 대처 방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직접 비상구 표시를 보고 사람들의 탈출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아닌 불이었다면 너무 끔찍해 상상하기도 싫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키즈카페 관계자는 “건물이 노후해 배관부위가 수압을 못 이겨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놀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비상구 계단에 불법 적치물이 쌓여 있고 직원들은 카운터 안에서 발만 동동구르는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안전불감 제천시의 현주소로 비쳐졌다.

이와 관련, 제천시 관계자는 “공공시설물이 아닌 일반 건물이어서 관리·감독 범위를 벗어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시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virus03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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