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진심 어린 설득 `통했다'
경찰관 진심 어린 설득 `통했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7.14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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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복대지구대 이종현 순경, 자살시도자 구조

 

“많이 힘드시죠? 저희가 도와 드릴게요.”

청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여성을 극적으로 구조한 경찰관이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이종현 순경(사진).

지난달 28일 오전 9시쯤 112에 “한 여성이 오피스텔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데 위험해 보인다”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 현장에 도착해 여성을 찾기 시작했다. 수색은 쉽지 않았다. 오피스텔이 500세대가 넘는 규모였던 데다 건물 구조까지 복잡했던 까닭이다. 그러던 중 14층 옥상 테라스 난간에 한쪽 다리를 빼놓은 채 매달려 있는 여성의 모습이 이종현 순경 시야에 들어왔다.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이 순경은 자살 시도 여성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 틈을 노려 접근을 시도했다.

5m, 3m, 1m. 몸을 낮춘 상태로 천천히 거리를 좁혀나가던 이 순경은 재빠르게 달려들어 여성을 낚아채 바닥에 눕혔다.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자살 기도자를 구한 순간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구조된 여성이 완강히 저항하면서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심지어 여성은 보호조치를 하려는 이 순경을 향해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이 순경은 여성을 천천히 설득해 나갔다.

`선생님 힘드신 거 알아요.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저희는 선생님 지켜드리러 온 거에요'.

진정성 가득한 설득이 계속되자 여성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는지 털어놨다.

이 순경은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을 수 있어요', `이렇게 목숨을 버리면 너무 아깝잖아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여성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갔다. 이 순경이 내민 손을 잡은 여성, 그는 이후 지구대에서 보호조치를 받다 가족에게 인계됐다.

이 순경은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자살 시도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도 가족을 잃고 슬퍼하시는 분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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