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앞에서
인구절벽 앞에서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7.10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절벽은 낭떠러지입니다. 떨어지면 크게 다치거나 골로 가는. 그런 절벽들은 가지 않거나 조심하면 되지만 인간 스스로 타개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절벽이 있으니 그게 바로 인구절벽입니다.

국가는 물론 인류의 존망과 직결된 것이라서 피할 수도 우회할 수도 없는 정면 돌파만이 살길인 인구절벽.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이 바람 앞에 촛불마냥 인구절벽에 떨고 있습니다. 서둘러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촛불이 꺼질 수 있어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참으로 엄혹하고 위중한 때입니다. 하여 오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심대하게 옥죄고 있는 인구절벽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인구절벽이란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이릅니다. 인구통계 그래프에서 절벽과 같이 급격하게 하락을 보이는 구간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용어인데, 그리되면 생산과 소비가 주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국가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줄뿐만 아니라 학교와 종교를 비롯한 사회전반이 빈사상태에 빠지게 되지요.

해리 덴트가 2015년 10월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국이 2018년에 인구절벽을 맞을 거라 예단하며 이민촉진과 출산·육아 장려책을 쓸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고 처방 또한 옳았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가 이를 입증합니다.

우리나라의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는 2029년까지 연평균 33만 명 가까이 줄어들고 2030년대에는 52만 명씩 감소하는 걸로 나타났거든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 인구로 본격 진입하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연평균 48만 명씩 늘어나는 반면, 초저출산으로 생산연령인구로 진입해야 할 0~14세 유소년인구는 연평균 13만5000명씩 줄어드니 그럴 수밖에요.

또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에 1000만 명을 넘고, 2067년에는 1827만 명까지 증가하는데, 유소년(0~14세) 인구는 2017년 672만 명에서 2030년 500만 명으로 줄고 2067년에는 무려 318만 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인 총부양비는 2017년 36.7명에서 2067년에는 120.2명까지 늘어나고,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는 2017년부터 100명을 넘기 시작해 2067년에는 574.5명으로 5.7배가 될 거랍니다.

통계청 관계자의 말처럼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인 30~34세 여성 인구 자체의 감소와 출산율 자체의 저하와 출생에 선행하는 혼인의 지속적인 감소가 인구절벽의 주된 요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인구절벽은 재앙입니다. 희망절벽이자 미래절벽이지요. 국방도 경제도 문화예술도 개인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무너지는.

그럼에도 대책은커녕 네 탓 타령만 하는 정부와 정치권에 분노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범사회적 범정부적인 공론화를 통하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인구절벽 앞에 여야가 따로 일 수 없고, 진보와 보수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어 어떻게든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보란 듯이 2세를 낳아 키우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청년 백수들의 획기적인 일자리창출과 자녀의 육아와 교육을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 땅의 선남선녀들이 노년의 삶을 걱정하지 않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낙동강의 기적, 금강의 기적, 영산강의 기적을 창출해야 합니다.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위대한 민족이고 나라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만 정신 차려 시대정신을 발현하고 할 일을 잘하면.

/시인·편집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