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적 추상회화 … 창조적 궤적 50년을 엿보다
기하학적 추상회화 … 창조적 궤적 50년을 엿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7.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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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쉐마미술관 21일까지 김재관 기획전 … 개관 10주 기념
20대부터 탐색해온 작가의 정신·열정 담긴 예술세계 선봬
평면 해체-탈구조·입체회화 등 한국·세계 미술계 시선집중

 

김재관 작가의 추상회화 50년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청주 쉐마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김재관 작가의 `기하학적 추상회화 반세기-창조적 궤적'전은 오는 21일까지 전관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하학을 주제로 예술세계를 올 곧이 탐색해온 작가의 정신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기하학을 시작한 초기 평면회화 작품부터 진화를 거듭해온 기하학 작품은 입체 회화와 설치, 영상 작업 등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20대에 마주하고 70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반평생을 기하학에 천착해온 작가는 기하학 변주를 통해 누구보다 왕성한 창조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50여점의 작품은 그의 궤적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고향에서 개인전을 연지 오래됐다. 이번에 쉐마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50평생의 작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1968년경 기하학적 양식 작품을 처음으로 제작했는데 그중 `Power-F'는 첫 출품한 국전에서, `운명-1970'은 제1회 한국미술대상 전에서 입상하면서 지금까지 기하학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로서 좌절도 많았다. 작업이란 게 그렇다. 해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70년대 말 작품의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했다”면서 “이후 현대미술과 원시미술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회화의 `평면성'에 대한 인식과 작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기하학에 관심을 가진 것이 20대라면 본격적으로 기하학에 관심을 갖고 작업한 때는 1990년대 중반이다. 당시 국내에서 최초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에 입학 후 제1호 미술학 박사를 취득한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양식과 시대정신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김 작가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원, 삼각형, 사각형 등을 신성시했고, 물질의 기본적 본성을 찾기 위해 수의 개념에서 4개의 기본수 `1, 2, 3, 4'를 중시했다”며 “모든 생명(인간·동물·식물)은 신성 기하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사 과정에서 기하학과 수(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형식의 변화 양식을 작품에 적용하면서 한국 미술계에 주목을 받았다. 서울, 일본, 미국, 파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12년에는 문신미술관에서 수여하는 문신미술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영은미술관(경기도 광주) 초대전으로 `김재관 기하학적 추상미술 50년 특별전'을 개최하는 등 평면의 해체와 탈구조적 회화, 입체 회화에 일가를 이룬 작가로 소개됐다.

이번 전시를 두고 프랑스 미술평론가 질 바스티아넬리씨(Gilles Bastianelli)는 “김재관 작가의 작업을 보면서 신 플라톤주의의 대표적 철학자인 로마시대의 플로티누스(Plotinous)를 생각한다”면서 “20살 되던 해 김재관은 `추상'(Abstract) 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작품을 그렸고 이후 그는 수백만 번 팽창하고 변화하는 원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평했다.

또 “나비 효과의 `순간적' 제로와 같은 하나의 원칙이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의 작품들, 즉 바둑판 같은 반복된 사각형들로 보여준다”면서 “2017년 이후부터 푸른색이나 검은 갈색으로 접혀진 사각형들을 단순한 캔버스가 아닌 부조로 빛, 색이 투영되게 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상상의 이미지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 기하학 추상회화에 큰 획을 그은 김재관 작가, 그의 예술적 변주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쉐마미술관 043-221-3269)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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