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關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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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19.07.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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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행복은 두 가지의 관점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내려오는 철학적 관점이며 또 하나는 다윈으로부터 시작된 진화론에 입각한 과학적 관점이다. 철학에서 행복은 `목적'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 주장한 대로 행복은 인간 존재의 목적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의 궁극적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행복하기 위해서고 독자들이 글을 읽는 목적도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에서 행복은 `도구'다. 행복은 존재 목적이 아니라 존재를 위한 도구라고 본다. 진화적 측면에서 인간 존재 목적은 `생존'이다. 자신의 생명을 가장 오래도록 지키는 것이 존재 목적이며 행복은 이를 위해 필요한 보상체계다. 행복은 인간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할 때 주어지는 긍정적 보상체계다. 거꾸로 생존에 불리한 상황에서는 불행이라는 부정적 체계가 작동한다. 인간 생존에 필요한 가장 필수적인 조건은 `음식'이다. 먹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생존에 가장 필요한 음식을 먹을 때는 만족이라는 기쁨을 느끼고 먹지 못할 때는 배고픔이라는 고통을 느낀다. 결과적으로 고통은 피하고 기쁨은 추구하는 감정 체계로 인해 지속적으로 음식을 먹는 행동을 하게 되고 우리가 생존하게 되는 것이다.

행복은 이제 철학을 넘어 과학으로 나가고 있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축적될수록 행복은 과학이 된다. 그렇다면 최고의 행복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에서 보면 인간 생존에 가장 필요한 행동을 하면 된다. 생존에 가장 필요한 행동을 할 때 가장 강렬한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자원이 최고의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다.

인간 생존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무엇인가?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돈'일 것이다. 그렇다면 돈을 벌 때 가장 행복해야 하고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이 최고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다. 행복에 대한 과학적 관점의 전제와 결과가 충돌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인류가 경험한 수많은 진화적 유산의 결과가 지금까지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생존하기 위해 경험한 유산이 지금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조상이 생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했던 자원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소통할 때 사냥할 수 있었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능력이 좋은 조상이 살아남았고 우리는 그들의 후손이다. 관계 맺기 능력, 인간관계 능력, 사회적 능력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고 이를 잘할 때 가장 강력한 행복이 보상으로 주어진 것이다.

행복은 관계 안에 산다. 이것이 인류 생존역사에서 얻은 결과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관계를 돌보아야 한다. 관계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공동체가 잘 유지되는 사회가 가장 행복한 사회인 것이다. 돈을 추구하지 말고 사람을 추구해라. 이것이 과학이 준 행복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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