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1주년 폐기 공약 되돌아보는 시간 되길
민선 7기 1주년 폐기 공약 되돌아보는 시간 되길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7.0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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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지난 7월 1일 충북도내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에 맞춰 지역언론에는 단체장들의 지난 1년의 소회를 들어보는 인터뷰가 줄을 이었다. 대부분 취임 후 성과에 대한 장황한 자화자찬 속에 일부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다. 끝맺음은 향후 계획을 다짐하면서 정리됐다.

인터뷰만 보자면 민선 7기 출범 후 지난 1년 충북도와 시·군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고, 도민 행복지수는 그 어느 때보다 올라갔다.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

하지만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도는 단체장들의 인터뷰와는 차이가 많아 보인다. 역대 단체장 재임 시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해가 갈수록 삶이 팍팍해진다는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의 아우성 또한 여전하다.

그런데도 단체장들은 사회,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지난 1년은 발전했단다.

단체장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얘기 중 하나가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을 폐기한 사례를 손꼽는 지적이다. 폐기된 공약은 선거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꺼낸 `짝 공약'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그렇다면 단체장들이 스스로 입으로 꺼내지 않는 `아픈 손가락'과도 같은 폐기 공약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해 6·13지방선거 즈음 한화이글스는 국내 프로야구계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만년 꼴찌 후보였던 한화이글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승부를 펼치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였다. 청주야구장 건립 공약은 이때 나왔다. 그것도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와 한범덕 청주시장 후보의 공동 공약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두 후보는 당선됐다.

하지만 두 단체장은 취임 후 최종공약을 선정하면서 청주야구장 건립을 뺐다.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청주시가 공약에서 빼자 충북도는 공동 공약의 당사자인 청주시장이 공약에서 제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공약에서 제외했다. 한화이글스 경기 확대와 보조구장 신설 등을 기대했던 야구 동호인과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시종 지사는 2010년 첫 도지사선거 도전 당시에도 충북연고의 프로축구단 창단을 제1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당선 후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최종공약에서 제외한 전력이 있다.

증평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약속도 공약에서 빠졌다. 건립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운영 시 재정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와 군의 이런 결정에 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괴산 조령산 도립공원 사업 공약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대상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진천지역에 기상청 기상기후인재개발원 유치, 국립한국체육대학교 분교 설치 등도 무산됐다. 군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들 사업은 이시종 충북지사와 같은 당 소속 해당 시장·군수들의 공동 공약이기도 하다.

도내 다른 지자체도 파기한 공약이 수두룩하다. 음성군은 대소터미널 확장 이전과 LED식물공장 시범단지 조성 등을 민선 7기 공약에서 슬그머니 제외했다.

영동군은 미래직업체험장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충주시의 하방교 재가설·중부내륙선철도 지중화와 단양군의 군립 임대아파트 추가 건립, 24시간 영유아 돌보미, 세계 지질예술 공원 조성 등도 공약에서 제외됐다.

시·군마다 단체장들이 치적 뒤에 숨겨 놓고 얘기하지 않는 폐기한 공약은 더 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했다. 단체장 모두 취임 1주년을 자축하되, 폐기한 공약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길 바란다. 그곳에 `초심'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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