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유치장 트라우마'에 초반 기강?
노승일 `유치장 트라우마'에 초반 기강?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7.0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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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6개월여 만에 충북 경찰 수장으로 다시 고향땅
흥덕서장 재임 시설 연거푸 자살·자해사건으로 혼쭐
원칙주의·빈틈없는 업무스타일 … 직원들 벌써부터 경직
노승일 신임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청주흥덕서장 재임 시절인 2014년 연거푸 터진 유치장 자살·자해와 관련, 고개 숙여 도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노승일 신임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청주흥덕서장 재임 시절인 2014년 연거푸 터진 유치장 자살·자해와 관련, 고개 숙여 도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노승일(54·치안감) 신임 충북지방경찰청장이 4일 취임한다.

2014년 충북 중심경찰서인 청주흥덕서장(경무관)을 지내고 떠난 지 4년 6개월여 만에 충북 경찰 수장으로 다시 고향 땅을 밟는 것이다. 충북청장 자리를 `갈망'했던 터에 이뤄진 발령이다 보니 노 청장에게는 꿀맛 같은 선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 청장의 부임 소식에 충북 경찰 내부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왜일까? 흥덕서장 부임 14일 만에 연거푸 터진 유치인 자살·자해는 노 청장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의 충북 경찰에 대한 기억 속에서 3건의 유치장 사고는 꼽지 않을 수 없는 `이벤트'다.

흥덕서에서는 2014년 1월 경찰관들의 관리부실에서 기인한 `유치인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유치장에 입감됐던 A씨(당시 56세)가 지급된 목욕 수건을 이용, 목을 매 숨졌다.

당시 유치장 안에는 직원 4명이 근무하고 곳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지만, A씨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

노 청장이 고개 숙여 도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건만, 불과 5일 만에 피의자가 호송 도중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또 터졌다.

잇단유치장 사고의 책임을 물어 노 청장과 당시 경무과장에게 경고 조처가 내려졌고 10명의 경찰관은 경·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노 청장은 조직 안정을 위해 전 직원에게 업무 법령과 규정, 매뉴얼 강화 등의 운영 계획 등이 담긴 편지를 보내고, 소셜네트워크(SNS)상으로 피의자 관리에 대한 실시간 상황 보고를 하면서 재발 방지를 꾀했다.

유치장 입감자 자살, 호송 피의자 자해로 혼쭐이 났던 터라 근무체계의 고삐를 바짝 조여 두 번 다시 `내부 출혈'을 겪지 않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또 한 건의 유치장 자해사고, 방범순찰대 의경 가혹행위, 경찰관 비위 사고 등 악재가 잇따랐다. 기강해이에 따른 관리 소홀로 자체 사고가 끊이지 않자 경찰 내부에선 노 청장의 조직장악력 부재에서 파생된 결과라는 지적도 많았다.

원칙주의, 빈틈없는 일 처리 등 업무 스타일과 `유치장 트라우마'가 맞물리면서 그는 충북청장 임기 초반 기강 확립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짙다. 바짝 긴장한 직원들 사이에서 `자칫 조직이 경직될 것'이라는 기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경찰 간부는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틈이 있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래도 아픈 기억이 있기에 청장 재임 기간 기강확립에 더욱더 신경 쓰지 않겠느냐”며 “이런 이유로 벌써 직원들은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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