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있는 여행지 청주가 되길
설렘 있는 여행지 청주가 되길
  • 이종혁 청주시 관광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19.07.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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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종혁 청주시 관광정책과 주무관
이종혁 청주시 관광정책과 주무관

 

지난 2월 말 아이들 겨울방학이 끝나갈 즈음 문득 든 생각은 방학에 아이들과 같이 만든 추억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후회하고 미안한 마음에 휴가를 냈다. 마음속에 계획한 것은 세 가지였다. 첫째, 아이들의 아침밥 챙기기. 둘째, 아이와 아내를 위한 여행. 셋째는 외장 하드에 저장된 지난 몇 년간의 사진을 정리해 인화하기.

일단 아이들 아침밥은 챙겨야겠다고 다짐은 했지만, 요리 실력이 형편없으니 전날 저녁에 아내가 해놓은 밥과 반찬을 내놓거나 토스트 한 조각에 잼과 치즈를 발라서 같이 먹는 민망한 수준으로 나름 도전해봤다는데 혼자만의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다.

첫번째 과제에 대한 어설픔의 반대급부로, 두번째 과제인 여행은 두 아이와 아내, 그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계획을 짰다. 그렇게 결정한 여행지는 서울. 방탄소년단과 유튜브, 인스타에 푹 빠진 6학년 첫째 딸을 위해 홍대 앞 라인 프렌즈+BT21 캐릭터 숍과 맛집 한 곳, 주말드라마와 축구에 푹 빠진 3학년 둘째 아들을 위해서는 MBC방송국과 상암 월드컵 경기장 견학, 감성적인 아내를 위해 응봉산 전망대에 올라 서울 야경을 보는 것으로 코스를 정했다.

결과는 별 다섯 개. `타타', `치미' 캐릭터를 보며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고 유명 유튜버를 봤다며 신기해하는 딸, 뉴스데스크 방송을 체험하며 즐거워하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들, 한강 다리와 멀리 보이는 고층 건물이 보여주는 야경에 감동한 아내. 교통체증 속 장시간 운전에도 불구하고 보람을 느낀 일일 가이드는 피곤을 느낄 틈이 없었다.

세번째 임무는 다음날 밤부터 5시간이 넘는 노동으로 이어졌다.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찍어 놓은 5년간의 사진들. 2000개가 넘는 사진 파일을 눈이 빠질 듯 훑어보고 기록으로 남길 만한 것을 골라야 하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기억 속의 지난 순간들을 소환하며 잠시 아쉬움과 기쁨의 감상에 빠져보는 기회가 됐다.

그렇게 휴가를 보내고 나는 3월 초 인사이동으로 관광정책과로 오게 됐다. 관광정책과 소속의 직원이 되다 보니 지난 휴가를 떠올리며 여행의 동기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됐다. 개인마다 다 다르겠지만 첫번째는 아이와의 예쁜 추억을 남길 장소, 그다음으로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가, 아이들의 그때의 흥미와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경복궁, 청계천, 불국사, 에버랜드, 순천만 등 여러 곳을 찾아다녔던 것 같다.

그렇다면 청주에서는 그런 동기나 기대를 채워줬던 곳이 없었을까. 새하얀 벚꽃 핀 무심천, 아기자기한 야경이 펼쳐진 수암골 전망대, 가을 단풍 속 상당산성, 밤하늘 별을 보기 위해 찾은 청주랜드 천문관,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 대청호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문의문화재단지, 트렌디한 카페에서 맛있는 점심을 즐길 수 있는 차 없는 거리….

사진을 들여다보며 여행지로서의 청주의 매력은 무엇인지, 좀 더 많은 여행객들에게 청주를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보게 됐다. 올해 청주시 관광정책과에서는 관광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시도한다. 세종대왕 초정행궁과 옥화구곡 관광길을 조성하고 있으며, 초정 클러스터 관광 육성사업도 진행한다. 또 시티투어를 통해 짜임새 있는 관광코스를 제공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생동감 있는 관광 홍보도 하고 있다. 이렇게 청주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늘리고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알린다면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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