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대기중 사망자 하루 5.2명...심정지 후 장기기증 도입 필요
이식 대기중 사망자 하루 5.2명...심정지 후 장기기증 도입 필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7.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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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자 ↓ 뚜렷
기증희망자도 절반 감소
대기자 24년새 24% ↑
지난해 3만544명 달해
불가역적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논의 목소리

교통사고나 뇌혈관 질환 사망자 감소 등으로 뇌사 장기기증자가 최근 2년간 줄면서 매일 5.2명이 이식을 기다리다가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증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이식대기자들과 제때 생명을 나누려면 뇌사자뿐만 아니라 심정지가 발생해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의 장기기증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2000년 장기등 이식에 관련 법률 제정 이후 2016년 573명까지 증가했던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7년과 지난해 515명, 449명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증희망 서약자 수도 2010년 20만1358명에서 지난해 10만8016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대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 수는 2016년 2만4611명에서 2017년 2만7701명, 지난해 3만544명 등으로 2년 만에 24.1%(5933명) 늘어났다.

이처럼 기증 속도보다 이식대기자가 늘면서 이식대기 중 숨지는 사람은 지난해 1909명으로 하루 5.2명이나 됐다.

2011년 처음 1000명을 넘어선 이식대기 중 사망자 수는 2016년 1321명(하루 3.6명), 2017년 1610명(하루 4.4명)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의학기술 발전과 치료제 개발 등 사회적인 여건 변화로 뇌사자 수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보면 지난 10년간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35.6% 줄었으며 인구 10만명당 뇌혈관 질환 사망자수도 2005년 64.1명에서 2015년 48.0명으로 감소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생명나눔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뇌사 추정자는 가족들의 기증 동의가 필요한데 2016년 이후 동의율은 매년 전년보다 8%씩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선 우리나라도 스페인 등 해외처럼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으로 장기기증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장기기증조직원의 생각이다.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이란 심장사로 혈액순환이 멈춘 환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한국에선 신경학적 범주에 따라 불가역적인 뇌기능 상실이 판정될 때만 사망선언 후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

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장은 “뇌사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뇌사장기기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정의부터 재정립하여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법안 마련으로 심장사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숭고한 나눔을 할 수 있도록 DCD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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