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문제와 지역사회의 책무
고령화 문제와 지역사회의 책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6.24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엄마는 혼자 사신다. 15여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줄곧 혼자 시다. 작은 아파트에서 사는 이른바 독거노인이다. 남의 일로만 생각해왔던 독거노인이 우리 엄마 이야기라는 걸 인지한 건 얼마 안 된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와 독거노인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드러났음에도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만 느낀 탓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요양원과 노인주간보호센터도 급증하고 있다. 경제 침체기임에도 요즘 건물에 새로 걸리는 간판은 대부분 요양원과 노인주간보호센터다. 그만큼 보살핌을 받아야 할 노인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친구 서너 명만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모님 중 한 분은 요양원에 입원해 계신다. 가족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몸으로 입원했지만, 요양 기간이 3~4년은 보통이다. `요양원에서 10년'이란 말도 보통명사가 되어간다. 주변인들의 부모님이 그런 때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죽음이란 숭고한 순간마저 퇴색한 채 지극히 현실적인 과제만 남겨주고 있다.

이처럼 나와 거리가 멀었던, 멀게만 느껴졌던 노인문제가 모두의 코앞으로 닥쳐왔다. 급속하게 찾아온 고령화는 가족의 범주에서 벗어나 사회문제로 대두한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인구증가율 조사를 보면 2018년 우리나라는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섰다. 충북은 인구 159만3022명 중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24만9771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해 평균을 웃돌고 있다. 또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영국이 100년에 걸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일본이 12년 만에 진입한 것에 비하면 한국은 8년이라는 초단 기간을 나타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할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노인문제에 대한 준비나 방안은 여전히 미흡하다. 정부에서 사회복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기엔 정책도 예산도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사회적인데 책임과 의무는 가족에게 떠넘겨지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노인 문제는 빈곤과 질병, 상실과 고독으로 연결된다. 특히 빈곤과 질병은 가족공동체마저 해체하고 자살과 살인 등으로 이어져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 노인문제가 산적해 있다. 누구나 빈곤과 질병 앞에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 결코 남의 일로만 간과할 수 없음이다.

정부의 노인문제 대안 중 하나가 돌봄 서비스다.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면서 가족 돌봄이 아닌 사회적 돌봄으로 서비스의 공적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마저 열악하다. 노인들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 노인 관련서비스 질 개선, 노인 경제활동 및 여가활동의 지원, 노인 건강 정책 등 전반적 사회복지 수준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과 예산만 탓할 수도 없다. 그만큼 노인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자 현실이다. 지난 24일 청주YWCA 주최로 열린`지역사회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것처럼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역 문제 해결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사회가 지역의 문제를 사회적 책무로 받아들일 때 공동체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