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쌀도 대한독립 만세!
우리나라 쌀도 대한독립 만세!
  • 이채영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 승인 2019.06.19 19: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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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이채영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올해는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다. 1906년 일본은 농업기술의 시험, 조사 및 지도를 위해 우리나라에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을 설립했고, 농촌진흥청에서는 그동안 밥맛이 우수하고, 수량성, 병해충과 재해에 강한 품종 등 현재까지 300여 품종이 넘는 벼품종을 개발했다.

일제 강점기에는`다마금',`은방주'와 같은 품종이 주로 재배됐고 1970년대는 통일벼가 개발됨에 따라 우리의 염원인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밥맛 좋은 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추청(秋淸, 아끼바레), 고시히카리(月光) 등 일본 품종을 많이 재배했다.

현재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의 8%를 차지하고 있는 추청벼는 경기도와 충북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1970년 국내에 도입된 추청벼의 특징은 키가 크고 병해충과 쓰러짐에 약하기 때문에 국산 품종보다 재배상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익는 시기에 쌀알이 차는 것이 고르기 때문에 도정률이 높아 인기가 있었다. 고시히카리는 1954년 일본에서 개발돼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재배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나 쓰러짐에 매우 약해 재배상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최근 경기도 이천에서는 추청벼와 고시히카리를 대체하기 위해서 소비자, 농업인과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이 협력해 국내육성 품종인 `알찬미'와 `해들'을 개발했고 생산·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충북에서도 수량성이 좋고 밥맛이 우수한 `진수미', `알찬미'와 `참드림'등의 국내육성 품종으로의 대체를 시도하고 있다.

농업인들과 상담을 해 보면 `수량이 많으면서 밥맛이 좋은 품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다. 상당히 모순된 말이다. 수량을 높이려면 비료가 많이 들어가야 하고, 비료가 많으면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맛이 저하되므로, 수량과 품질은 서로 상반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쌀 생산량이 많아야 소득이 올라가기 때문에 농업인들은 가능한 수량이 높은 품종과 수량을 높게 하는 재배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품질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좀 더 밥맛 좋은 쌀을 재배하면서도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쌀 등급제를 품질 위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3고3저 캠페인(밥맛 좋은 품종, 완전미 비율, 쌀 소비는 늘이고 재배면적, 질소비료, 생산비는 줄이자는 캠페인)을 지키기 위해서 질소비료를 과다 시비하지 않는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에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했다. 그 당시 국내에서 재배하는 딸기는 일본 품종인 아키히메와 레드펄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몇십 억에 달하는 로열티를 일본에 줘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개발품종인`설향',`매향',`아리향'이 일본 품종을 대체했다. 현재는 국내 품종이 딸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식문화로, 앞으로 후손에게 계승해야 하는 우리의 전통이기도 하다. 1945년에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았듯이 먹거리 만큼은 우리가 개발한 품종으로 이 땅에서 유구한 역사를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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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2019-07-20 00:18:32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앞으로도 도움되는 글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