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이라는 표지판. 시속 40㎞를 의미하는 것일까?
시원하게 뻗은 편도 2차선 도로에 시속 40㎞는 어울리지 않는 속도다. 주변에 큰 장애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차들도 없는데 주유천하 하듯이 다닌다고 해도 너무 여유롭다. 그것은 속도 표시가 아닌 작가의 현 위치를 나타내는 숫자가 아닐까?
사람 나이 40이면 다른 사물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이라는데 작가에게 나이 40이라는 숫자는 엄청난 무게였던 것 같다.
여자로서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알콩달콩 살고 싶은 욕심이 없을 수 없는 일. 작가로서 매진하고 싶은 욕심 사이에 갈등을 끝내고, 자의든 타의든 나이 40이 주는 의미처럼 흔들리지 않고 작가의 길로 가겠다는 강한 선언인 듯 보인다.
떨어져서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본인은 그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편도 2차선의 의미는 무엇일까?
왕복 차선이 아닌 편도 2차선. 가는 길만 있고 돌아오는 길은 보이지 않는 것은 이번의 결정을 되돌리지 않으리라는 작가의 결심처럼 보인다. 그래도 두 대가 서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점선으로 되어 있는 것은 누군가 동행할 파트너를 기다리는 듯하다.
탄탄대로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도로의 상태로 보아 많은 사람이 앞서 지나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끝은 볼 수 없다. 희미하게나마 무엇인가 보일듯하지만 작가도 그 끝이 궁금했을 텐데. 그 끝은 아직 뿌연 안개 낀 듯한 미완성이다. 먼 훗날 모험심이 강하고 고집 센 어떤 여인이 이 길을 지나갔노라. 후세 사람들이 기억해줄 만한 업적을 쌓기를 기원하고 부디 영광의 길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발걸음을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김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