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의붓아들 사망사건 고유정과 교집합 이룰까
청주 의붓아들 사망사건 고유정과 교집합 이룰까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6.18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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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 제주지검에 고씨 고소
추측 온·오프라인 등 도배
직·간접 단서 - 정황 없어
警, 자연사·과실치사 무게

`고유정(36·구속)과 의붓아들 사망 사이에 과연 교집합이 형성할까?' 지난 3월 청주에서 발생한 고씨의 네 살배기 의붓아들 사망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이마저도 “고씨 소행이다” 등의 근거 없는 추측이 온·오프라인 곳곳을 도배하고 있다.

숨진 A군의 친부인 홍모씨(38)가 부인인 고씨를 아들 살인 용의자로 보고 제주지검에 고소한 터라 이런 추측들은 검증 없이 사실인 양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고씨와 의붓아들 사망 사건 사이에는 유의미하고 명확한 연결고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씨의 의붓아들 사망이 살인사건으로 바뀌는 무분별한 `여론전'에도 수사 무게의 추를 옮기지 않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씨가 A군 사망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

경찰은 지난 3월 2일 A군이 숨진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다.

`모든 가능성'에는 타살도 포함됐다.

A군 사망 직후 경찰은 유가족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홍씨와 고씨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용의 선상'에 올려놓았다.

유아 변사 사건 특성상 아이가 숨졌을 당시 학대나 폭행 등의 정황이 단 0.1%라도 발견되면 경찰 수사의 방향은 폭행치사 등의 `타살'로 잡힌다.

하지만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고씨가 의붓아들을 살해했다고 볼만한 단서는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에서도 A군에게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고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의심할만한 단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고씨와 홍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자택 컴퓨터 등을 확보, 통화·메시지 수·발신 내역과 디지털 증거 분석을 한 결과에서도 고씨와 A군 사망을 직·간접적으로 연관 지을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가 제주지검에 낸 고소장에도 고씨가 A군 사망에 연관됐다고 볼 직접적인 근거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의 고소에도 A군 사망 사건 주체가 제주지검이 아닌 충북경찰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소장 접수 이후 수사 자료가 공유되는 상황에서 고씨의 혐의점이 존재한다면 제주지검이 수사를 직접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강력사건 수사파트의 한 경찰 간부는 “명확한 단서가 단 하나라도 있었다면 제주지검이 전 남편 살인사건과 A군 사망을 함께 기소하기 위해서라도 사건 이첩을 요청할 것”이라며 “그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볼 때 A군 사망에 고씨가 연관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오는 25일쯤 제주에서 고씨를 조사할 예정인데, 혐의를 추궁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수집한 여러 증거를 확인하는 형식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A군 사망을 자연사나 과실치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이 홍씨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매우 유의미한'질문에 `거짓'반응이 나온 데 주목하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고씨 조사를 마친 후 홍씨를 한두 차례 더 불러 일부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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